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긴자 애플스토어와 돈키호테 사이

긴자는 도쿄 산초메(三丁目)에 위치한 곳이다. 도쿄에서도 명품 거리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긴자를 찾는 이유는 조금 소박했다. 얼마 전 바꾼 아이폰6 케이스나 하나 사볼까 싶은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OLYMPUS DIGITAL CAMERA Tokyo-nigata_2014_12_6

당연한 듯 첫 번째 목적지로 삼은 곳은 긴자 애플스토어다. 사실 이곳은 도착하기 전까지의 기대감이 더 컸던 곳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처음 생길 때부터 뉴스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 소니 본사처럼 일본 번영을 상징하는 업체가 몰려 있는 일본의 심장에 미국산 사과가 들어온 첫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중요성을 말해주듯 긴자 애플스토어는 지난 2003년 당시 애플 CEO인 스티브잡스가 직접 처음 만들 때부터 제품 배치나 기능까지 하나하나 관여한 곳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잡스의 흔적을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가까운 곳이 긴자 애플스토어다. 최근에는 아이폰6을 발표할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단체로 몰려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금 늦은 저녁 긴자 애플스토어를 찾았지만 어두워진 배경 덕인지 메탈 질감을 한껏 살린 매장 외부에 있는 애플 로고가 더 도드라지게 느껴진다. 매장 1층은 애플 주요 제품을 볼 수 있는 장소. 아이폰6이나 플러스 같은 스마트폰은 물론 맥과 아이패드 같은 애플 제품을 이곳에서 직접 써볼 수 있다. 제품은 모두 허리 높이 정도 되는 테이블 위에 올려놨고 누구나 곧바로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본어를 하지 못해 물어볼 생각은 못했지만 직원들이 달라붙어 제품 기능이나 궁금한 점에 대해 곳곳에서 설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Tokyo-nigata_2014_12_5 Tokyo-nigata_2014_12_4

매장 안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긴자 애플스토어에서 고객이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층은 4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부터 올라갈 생각에 일행이 버튼(같아 보이는)을 열심히 눌러대지만 반응이 없다. “어라. 이거 왜 이러지” 사실 이곳 엘리베이터엔 버튼이 없다. 그냥 층마다 알아서 멈춘다. 엘리베이터 2대 모두 마찬가지. 이건 긴자 애플스토어를 만들 당시 단순미를 강조했던 스티브 잡스가 버튼을 없애서 복잡하지 않게 하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4층부터 보려던 계획은 포기하고 그냥 2층에서 내렸다. 2층은 주로 스피커나 이어폰, 헤드폰 같은 아이폰 액세서리나 도서, 소프트웨어 같은 걸 판매한다. 애플스토어에서 빠진 보스 스피커 같은 건 당연히 이곳에서도 눈에 띄지 않지만 올해 눈길을 끌었던 패롯의 드론이나 날씨 같은 걸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알려주는 스마트홈 제품을 한곳에 모아 놨다. 사실 이곳을 방문한 목적(?) 중 하나였던 아이폰6 케이스도 이곳에 있지만 막상 보니 생각보다 제품이 다양하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OLYMPUS DIGITAL CAMERA OLYMPUS DIGITAL CAMERA

다른 곳에서 뭔가를 더 봐야겠다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온 김에 3층을 올라가보니 이곳은 강의실. 마치 극장이나 세미나룸처럼 꾸며놓은 이곳에선 방문한 날에는 맥OS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이었다. 이곳에선 항상 애플 제품 관련 강의가 진행된다고 한다. 물론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올라갈 수도 있다.

OLYMPUS DIGITAL CAMERA

4층에는 지니어스바가 있다. 지니어스바에는 애플 전문가가 있다. 이곳에 가면 뭐든 애플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다.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막상 가보니 1층 매장만큼이나 사람이 많다.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열띤 반응은 그만큼 이곳에서 애플 제품의 인기를 엿볼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본에 거주하는 지인을 만나 저녁에 얘기를 들어보니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 제품을 꼽아보면 대부분 엑스페리아 같은 자국 제품이 여전히 높고 유일하게 외산폰에서 인기가 높은 건 잘 알려진 것처럼 애플이란다. 최근 중국 바람이 거세지만 일본에선 아직까지는 큰 힘을 못 쓴다는 설명이다.

OLYMPUS DIGITAL CAMERA OLYMPUS DIGITAL CAMERA

사실 긴자 애플스토어에서 스티브잡스의 흔적은 엘리베이터에서라도 느껴봤다 싶지만 아직 아이폰6 케이스는 못 샀다. 긴자 애플스토어보다 사실 더 많은 액세서리를 봤던 곳은 근처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매장이다. 이곳에는 오히려 애플 관련 액세서리가 훨씬 많다. 손정의 회장이 발표했던 로봇이 입구에 서있고 패롯 드론이나 스마트홈 제품도 물론 있다. 심지어(?) 이곳엔 보스 스피커도 있다. 아이폰 케이스 역시 훨씬 가짓수도 많고 다양하다. 그냥 액세서리만 사겠지만 오히려 애플스토어보다 실익은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Tokyo-nigata_2014_12_12 Tokyo-nigata_2014_12_7 Tokyo-nigata_2014_12_11

하지만 결국 아이폰6 케이스를 산 곳은 돈키호테다. 숙소를 잡았던 아사쿠사에 있는 돈키호테를 방문했는데 돈키호테는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이곳에 있는 돈키호테는 다른 곳과 달리 규모도 상당히 크고 복도도 널찍하다. 제품 가짓수도 많아서 웬만한 생활용품은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OLYMPUS DIGITAL CAMERA

돈키호테가 일본에 처음 문을 연 건 1989년이다. 이곳은 저렴하게 생활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성장률도 상당한데 일본 내 매장 수만 해도 233개에 달하고 매출은 5,000억엔을 돌파했다고 한다. 일본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추천을 받아 매장에 가보니 가격도 적당한 아이폰6 케이스를 결국 이곳에서 구입하게 됐다. 우리돈으로 5만원 이상 정도면 면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8% 가량 면세 혜택이 가능하니 이곳을 방문할 생각이라면 미리 여권을 준비하거나 혹은 여권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갖고 가는 게 좋다.

OLYMPUS DIGITAL CAMERAOLYMPUS DIGITAL CAMERA

그냥 아이폰6 케이스 하나 구입했을 뿐이지만 사실 일본에서 생활용품 같은 걸 오프라인에서 쇼핑한다면 돈키호테 같은 곳이 좋긴 할 것 같다. 구경거리도 많고 가격이 만만한 게 많아서 좋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결국 끝판왕은 따로 있단다. 일본에 거주하는 지인 왈 “저요? 전 아마존에서 사요. 아침에 주문하면 저녁까지 당일 배송도 해주고 가격도 가장 싸요.” 긴자 애플스토어와 돈키호테를 열심히 비교하다보니 중간에 아마존이 있었다.

OLYMPUS DIGITAL CAMERA

참. 지인에게 재미있는 팁도 하나 있다. 숙소에서 돈키호테로 가는 길에는 센소지라는 절을 지나게 된다. 지인 말이 보통 일본에 가면 큰 절 앞쪽에는 신발 가게가 많다고 한다. 절에 갈 때에는 새 신을 신고 가야 한다는 게 있어서 그렇단다. 혹시라도 일본에 갔다가 신발 찾을 일 있으면 큰 절 근처를 찾으면 된다나. 신발 살 일은 없었지만….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Latest posts by 트렁크로드 (see all)


Comments are closed.

포스트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