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4년 만에 귀환, 혼다 레전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최고의 차는 ‘아카디아’였다. 지금 봐도 멋지기만 한 아카디아가 90년대 중반에는 얼마나 멋졌을까? 아카디아는 레전드 2세대 모델이다. RL이라는 이름은 레전드 3세대 모델부터 사용하게 됐다. RL은 ‘Refined Luxury’의 약자.

어큐라 RL로 팔리다가 5세대 모델부터 RLX로 팔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버전도 존재하지만, 국내에는 3.5ℓ 가솔린 엔진만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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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2011년을 끝으로 4세대 모델을 단종시키고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레전드다. 4세대 마지막 모델은 3.7ℓ 사륜구동 모델이었지만, 지금은 3.5ℓ 앞바퀴 굴림이다. SH-AWD에서 P-AWS(Precision-All Wheel Steer)로 레터링도 바뀌었다. 다만,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는 하이브리드 버전엔 SH-AWD 레터링이 붙는다. 사륜구동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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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단연 헤드램프다. 보석을 형상화한 쥬얼 아이 LED 헤드램프는 조사각을 달리한 전조등에 좌우 각각 8개의 광학렌즈로 기존 헤드램프 대비 넓은 가시 영역을 확보했다. 실제로 마주하면 포스가 꽤나 느껴진다. 그릴과의 조합으로 인해 더욱 샤프한 느낌을 준다. 테일램프는 헤드램프에 비하면 차분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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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를 제외하면 온통 검은색이다. 대시보드 등에 중간중간 가죽을 덧대 고급스러움을 보인다. 모니터는 상하로 두 개 자리했다. 버튼들은 직관적이라 조작하기 쉽다. 변속기 레버는 하이브리드 사양과는 다르다. 하이브리드 사양은 버튼식이다. 또한, 7단 DCT가 장착되지만 가솔린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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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특별하진 않지만, 편안함을 안겨준다. 시승하는 동안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시승을 끝내고 나서 돌이켜 보니 ‘편안했던 차’로 인식됐다. 아마도 대형 세단이라면 당연히 편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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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는 넓다. 그렇지만 사장님을 태우는 차로 보긴 어렵다. 타깃은 오너다. 물론 사장님을 태우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엔 뒷자리가 좀 썰렁하다. 어코드보다 더 고급스러운 세단. 딱 그렇게만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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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유일하게 화려한 색감을 지닌 것은 시동 버튼과 안전벨트 해제 버튼 뿐이다. V6 3.5ℓ 엔진에는 ‘EARTH DREAMS’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뭔가 있어 보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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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당연히 조용하다. 이 정도 차급에서 조용한 건 장점이 될 수 없다. 다만, 현재 레전드와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들과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부분 디젤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숙함도 장점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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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건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 시스템이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2개의 마이크로폰으로 감지해 이와 반대되는 음파를 스피커로 내보냄으로써 소음을 최소화한다. 또한, 휠에도 소음 저감 디자인을 적용해 타이어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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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3.5ℓ 엔진은 314마력의 최고 출력을 낸다. 최대 토크는 37.6kg·m.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넘치는 힘이다. 엔진회전수가 3500을 넘기면서 사운드도 제법 날카롭게 변한다. 스포츠 모드와 패들 시프트는 본격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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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레전드(3.5ℓ 가솔린 모델)는 앞서 언급했던 SH-AWD 대신 P-AWS 레터링을 차량 후방에 부착한다. P-AWS는 사륜 정밀 조향 기술이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후륜이 모두 안쪽으로 토-인(toe-in)되면서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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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가 시작될 때에는 후륜 안쪽 바퀴가 토-인 상태가 되고, 코너를 돌아 나갈 때에는 안쪽 바퀴는 토-인, 바깥쪽 바퀴는 토-아웃으로 정렬되기 때문에 부드러운 핸들링을 보여준다. 특히, 고속에서 차선을 바꿀 때에는 앞쪽 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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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다. 분명 반응 속도는 좋은데 운전대는 느긋하게 돌아가는 느낌이다. 운전대를 돌리는 느낌보다 차체가 빠르게 반응하는 게 참 이상한 기분이 든다. 운전대가 무겁고 가볍고와는 또다른 이야기다. 운전대의 느낌은 꽉 조여진 느낌은 들지 않지만, 차체의 움직임은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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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모드에서는 변속 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운전대를 조인다. 자연흡기 3.5ℓ 엔진은 지치는 기색 없이 속도를 꾸준히 높여간다. 핸들링은 정말 최고다. 운전자가 의도하는 걸 알고 있듯 정교하게 아스팔트를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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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에도 꽤 많은 공을 들였다. 앞차와의 추돌이 의심될 때에는 전면 윈드스크린에 시각적인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음향으로도 경고한다. 또한, 앞차(물체)와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을 때에는 안전벨트를 당기며 자동으로 제동한다. 계기판에는 ‘BRAKE’라는 문구와 함께 차체를 세워버린다. 또한, 차선 유지 시스템과 멀티뷰 카메라 시스템으로 보다 안전한 주행과 주차가 가능하다.

글/ GEARBAX.COM 최재형 brake@gearba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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