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30회 – 위기와 실패의 극복, 그 끝에 창의성이 있다 (3)

물론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과거의 성공은 새로운 변화를 방해하기 쉬운 법. 그래서 수많은 거대 기업들이 변신의 시도조차 못하고 새 시대의 파도 속에 수장된다. 후지필름이라고 다를까? 오랜 세월 필름에만 집중했던 직원들은 디지털 카메라가 급부상하자, 자신들도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 고모리 시게타카古森重隆의 생각은 달랐다. 소니, 니콘, 캐논, 미놀타 같은 글로벌 일본 기업들이 이미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우리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최선일까?", "지금 우리의 역량과 자원으로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필름에 관한 우리의 기술을 어떤 분야에 어떻게 활용하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던 고모리는 회사의 기술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술자들은 후지필름의 기술들을 활용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표명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다듬어지지 않은 초기의 생각일 뿐이었다. 그러나 고모리는 이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담팀을 만들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켰다. 그리하여 2005년 평판 디스플레이, 의료장비, 제약, 화장품 등에 대한 투자를 실행했다. 이들 사업은 모두 후지필름이 강점으로 보유한 카메라 필름 제조 기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었다. 더불어 후지필름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런 노력에 힘입어 경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후지필름의 성공적인 재기의 비결은 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관점의 질문들을 던지고, 이와 연관된 다듬어지지 않은 초기 아디이어를 개발하고 구체화시켜 실행한 것이었다. 초기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연결되려면 많은 난관과 과정이 따르지만, 그중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실행하는 리더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다. 

글/ 크리에잇티브 jaiwsh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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