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심천에서 만난 중국 2대 요리

중국 요리는 세계 3대 또는 4대 뭐가 됐든 손가락에 꼽는다. 중국 요리는 다시 산둥, 사천, 화이양, 광둥의 4대 요리로 나뉜다. 말 그대로 산둥과 사천, 광둥은 모두 해당 성을 중심으로 발전한 것이고 화이양은 장쑤성 태생(?)이다.

이들 요리를 제대로 맛보겠다고 해서 꼭 이 지역만 가야하는 건 물론 아니다. 심천에서도 점심 저녁으로 이들 요리 중 점심엔 광둥, 저녁엔 사천 요리를 맛볼 기회가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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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한 곳은 당궁(唐宫. Tang Palace)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광둥 요리를 중심으로 한 해산물 요리 같은 게 유명하다고 한다. 가게 이름을 봐도 알겠지만 당나라 시절 궁궐처럼 꾸몄다는 것인데 호화스럽다는 설명을 인터넷에서 봤지만 실제로 가보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다만 이곳은 상권 중심지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은 아니다.

좋은 건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는다는 것이다. 입이 짧은 편이지만 이곳 요리는 꽤 먹을 만했다. 물론 더운 지역 음식이 다 그렇듯 전체적으로 음식이 짠 건 어쩔 수 없지만 짧은 입맛에도 꽤 잘 맞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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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대만을 찾았다가 현지인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중국에는 네발 달린 것이라면 책상 빼고 뭐든 (요리로 만들어) 다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말이 비롯된 게 바로 광둥 요리라고 한다. 그리고 보니 대만에서 갔던 식당도 광둥 요리 전문점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광둥 요리의 특징은 어패류를 이용한 게 많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지역적인 특성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야채나 과일 같은 것도 곧잘 곁들인다. 야채 같은 건 주로 볶거나 삶기도 한다. 해산물 역시 찌거나 볶아서 내놓는데 그렇다고 육류가 없다는 건 아니다. 실제로 당궁에서도 돼지고기 같은 걸 볶아서 내놨는데 입맛에 잘 맞는다.

광둥 요리가 무난하게 한국 사람의 입맛에 잘 맞는다는 사천요리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사실 중국에 가서 요리를 먹다보면 중간 중간 계속 차를 마시게 된다. 기름기 탓에 느끼해진 맛을 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 마시던 차도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다. 이렇다 보니 한국 사람 좋아하는 매운 요리좀 먹어보자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된다. 이럴 때 가게 되는 게 사천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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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에서 저녁 식사를 하러 나선 곳은 빠궈뿌이(巴國布衣)다. 이곳은 프렌차이즈 매장이다. 심천에만 있는 건 아닌 체인점인 것. 내부는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했지만 유명 체인점답게 깔끔한 느낌이다. 당궁보다 더 깨끗하게 느껴진다.

이곳의 전공(?)은 사천요리다. 사천요리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역시 맛이 깊고 매운맛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매운 맛이라는 건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고추장 파워(?)와는 조금 다르다. 고추와 후추, 산초 같은 걸 넣는데 고추기름을 이용한 매운맛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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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든 매운맛이라는 동질감이 있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사천요리가 그렇게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맵다. 그것도 상당히. 이런 매운 맛은 또 깊기까지 하다. 향도 강하다. 산초도 향이 강한 데다 매운 고추까지 웬만한 요리에는 이런 향신료가 계속 들어간다.

빠궈뿌이에서 먹은 코스요리에서도 80%는 이랬다. 계속 매운 게 나오다 보니 입이 풀어질 틈이 없다. 실제로 사천요리는 다른 지역보다 얼얼한 매운 맛이 강하고 향신료도 많이 쓴다고 한다. 그런 점에선 사천요리가 무조건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요리라는 설명보다는 호불호가 확실할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음식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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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궈뿌이에 가려면 공연 시간을 미리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저녁에는 정해진 시간(방문한 날에는 저녁 7시 30분에 공연을 시작했다)에 변검 같은 쇼를 식사를 하면서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검이라는 건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얼굴 가면을 바꾸는 가면극을 말한다. 이곳에선 변검을 공연하면서 중간에 마스크나 앵그리버드 같은 가면을 보여주는 등 위트로 곁들여서 아이들도 즐거워한다. 직접 무대에서 내려와 손님이 얼굴을 만지면 가면을 바꾸는 등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사천요리는 요즘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모 광고에 등장해 유명해진 ‘마파두부’가 바로 사천요리다. 하지만 빠궈뿌이에선 마파두부를 맛볼 수는 없었다. 짧은 입맛 탓에 가장 맛있게 먹었던 건 우리나라에서도 맨날 먹는 볶음밥이었다. 하지만 사천 요리를 즐긴다면 빠궈뿌이는 한번쯤 갈만한 곳이 아닐까 싶다. 인테리어가 깔끔한 데다 변검 같은 눈요깃거리까지 함께 제공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점심엔 광둥을 돌아 저녁엔 사천과 만났다. 입맛은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법이지만 중국에 간다면 요리를 빼놓을 수 없는 건 분명하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심천에 가면 멋진 마천루가 있다. 징지(京基, Kingkey)101이 그것. 지난 2011년 지어진 빌딩으로 층수는 당연히 101층이고 높이는 441.8m에 달한다고 한다. 이곳 95층에는 심천시 야경을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뷔페가 있다. 가이드 말을 들어보니 심천에서 가장 비싼 곳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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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중국 요리가 입맛에 잘 맞지 않는 사람 입맛에도 잘 맞는 음식이 많다. 중국 요리는 물론 초밥이나 회, 고기류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물론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만 심천 시내를 내려다보는 야경까지 접할 수 있다는 매력을 기대할 수 있다. 식사가 아니라 주류를 즐길 생각이라면 96층에 있는 바를 찾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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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점은 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또 징지101이 인상적으로 높은 건물인 건 분명하지만 심천의 야경이 100만불 짜리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은데 중국다운 요리라기보다는 입에 맞는 비싼 요리라는 것도 생각해보면 여행지에서 방문할 만큼 매력적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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