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아마존 에코와 몇마디 나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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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연회비를 내고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했을 때 받는 혜택은 단순히 빠른 배송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 할인을 받을 수 있고, 갑자기 할인 판매하는 라이트닝딜 때도 프라임에 가입되어 있는 이들은 일반 이용자보다 훨씬 앞서 주문할 수 있다. 하지만 프라임 멤버십이 가입되었어도 모든 혜택을 동등하게 받는 것은 아니다. 이를 테면 제한된 일부 프라임 회원만 혜택을 받을 때도 있다. 지난 해 아마존이 내놓은 에코도 초대 받은 회원만 99달러에 살 수 있던 것이 그 예다. 베타 테스트 개념이 더해진 판매지만, 아마존 제품을 이 가격에 사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었다.

아마존 에코는 스피커지만, 무선 랜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점이 특이하다. 네트워크에 연결해 쓰는 스피커는 많아도 이 스피커는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순간 내가 묻고자 하는 것에 답하고, 내가 지시하는 것을 수행하는 비서가 된다. 물론 에코는 손도 발도 없다. 하지만 디지털로 연결되는 세계를 나 대신 들어가 필요한 것들을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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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자유롭게 살 수 있지만 몇 달 전만해도 아마존 에코는 직접 살 수 없던 제품이었다. 때문에 먼 길을 돌고 돌아서 한국까지 온 아마존 에코는 조금 남다른 기분이 든다. 제품을 꺼내보내 커다한 포탄 같은 원통형 스피커와 리모컨, 리모컨 받침대, 전원 케이블이 전부다. 아마존 에코의 위쪽에 마이크 입력과 설정용 버튼 뿐이고, 둥근 둘레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리면 음량을 조절한다. 하지만 에코의 버튼을 누를 일은 거의 없다. 모든 조작을 음성으로 하기 때문이다.

곧바로 아마존 에코와 전원 케이블을 연결했다. 아마존 에코 주변으로 빙글빙글 돌면서노란 LED가 반짝이더니 앱에서 설정하란다. 파이어폰에 아마존 에코 앱을 설치한 뒤 무선 랜을 잡아주니 노란 LED 대신 파란 LED로 바뀌면서 설정을 끝낸다. 모든 상황을 음성으로 들려주므로 상태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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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연결을 끝낸 뒤에 막상 뭘 해야 할지 막막했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아니기에 스마트폰의 음악을 틀어주는 데 쓸 수도 없다. 뭐라도 물어야 하나? 이름부터 물었다. 아마존 에코란다. 앱을 이용하면 알렉사나 아마존으로 바꿔 부를 수 있단다. 시간을 물었다. 미국 시각을 알려준다. 이건 좀 난감하다. 아마존 에코는 미국 지역의 우편번호로 그 지역의 시각을 말해준다. 우리나라 우편 번호가 통할리 없는 일. 다행히 검색해보니 뽐뿌에서 우리나라 시각으로 맞출 수 있는 우편 번호를 공유했다. 96939, 96940 이다. 에코 앱의 설정에서 우편 번호를 바꾸면 된다.

날씨도 물었다. 이번엔 미터법으로 말하지 않아 이해가 어렵다. 이것도 설정에 들어가서 바꿔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날씨를 물으려면 정확히 지역 명까지 넣어서 물어야 한다. 한두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을 보니 장난도 싶어진다. 성별을 물어보니 여성으로 설정됐단다. “네가 시리보다 낫니?”라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란다. 그저 다를 뿐이라고. 아마존 프라임 뮤직에 있는 제이슨 므라즈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다가 일시 멈춤도 해본다. 알람도, 타이머도 맞춰 본다. 모두 음성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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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에코는 영어만 유일하게 알아듣는다. 영어에 능동적인 세대에게는 좋을 지 몰라도 그렇지 못한 세대엔 어려운 건 당연하다. 다만 일방적인 지시보다 대화하듯 피드백을 주는 아마존 에코는 생각보다는 좀더 쓸만한 느낌이다. 아직은 느낌에 불과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며칠 뒤에 정리하는 걸로. IoT 제품과 연동하는 능력도 살펴봐야 하니까. 하지만 가장 궁금한 것은 이 녀석의 능력이 아니다. 모바일 장치에 있던 기계적 음성 비서들에게 말하는 걸 극도로 꺼려하는 내가 알렉사에게 뭔가를 이야기하려고 시도하려는 이유다.

원문 출처 | 블로그 chitsol.com

글/ 테크G 최필식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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