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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골목으로의 초대

오노미치 중심에 자리 잡은 센코지 공원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오면 오래된 건물과 언덕, 사찰과 일본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묘지를 보게 된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묘지와 집, 그러니까 산자와 죽은자가 함께 하는 우리에겐 조금 낯선 상황을 자주 만나게 된다. 어딘가에서 보니 일본 사찰은 교육기관 역할까지 겸하다 보니 마을과 인접해 있었다고 한다. 스님이 장례 절차까지 하다 보니 경내에 묘지를 두게 됐다. 절이 마을 속에 있으니 자연스레 이들은 묘지와도 함께 해온 것이다.

어쨌든 센코지 공원에서 이런 길을 따라 오다 보면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왜 이곳에 고양이가 많은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저곳에 고양이가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참 편안하게 앉아있다. 고양이 골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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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 개인적으론 고양이보다 우직한 듯한 개가 좋다. 물론 고양이에 대한 추억도 있다. 지브리스튜디오가 선보였던 고양이의 보은은 오노미치를 배경으로 한 건 아니겠지만 배경이 어딘지 모르게 잘 어울린다(실제로 오노미치를 배경으로 한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지난 2008년 개봉한 벼랑 위의 포뇨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토모노우가 이곳에 있다). 극중에선 주인공을 구해준 고양이가 고양이 왕국의 왕자였다. 주인공은 고양이를 따라 고양이의 세계로 가게 되는데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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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미치에 위치한 고양이 골목을 지나다 보면 좁은 골목 속에서 고양이의 세계에 들어간 듯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곳에는 마네키네코 미술관이라는 곳이 오노미치 곳곳에 1,000마리가 넘는 돌에 고양이 그림을 그린 복돌을 놔두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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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골목이 여행으로 따져서 대단한 감흥을 줄 곳은 아닐 수 있다. 그냥 귀여운 고양이가 사방에 좀 있다 정도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복돌 고양이 같은 예에서도 그렇지만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 관광객을 끌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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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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