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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과하이드] 하이드편 :: ‘성미 고약한 사람’ 에 대처하기

‘성미 고약한 사람’ 에 대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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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Office Bitch’라고 불리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여러 가지 다른 속어로 불리기도 한다. (통상 욕설이 섞여있다.) 항상 뒷담화의 소재에 등장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어느 사무실에나 꼭 한 사람씩 있다. 왜 그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고약하게 구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일으키는 문제는 심각하다. 심각한 나머지 이들의 심리와 대처방법에 대한 연구가 있을 정도다. 연구된 결과에 의하면 성미 고약한 사람들이 고약하게 행동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이들은 통상 타인에게 위협을 보다 잘 느끼는 성향이 있으며 이 위협을 이성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해결하려고 하는데, 바로 그 감정의 해소를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내가 일하는 사무실에 바로 그 성미 고약한 여자 한 명이 상급자로 있었다. 그녀는 마치 가능한 한 내가 불편함을 느끼도록 모든 언행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여자는 내가 사무실에 출근한 첫날부터 앞으로 똑바로 일하는 게 좋을 거라는 둥, 실수는 용납지 않을 것이라는 둥 위협 아닌 위협을 했다. 그리고 제대로 성과를 내지 않으면 사무실의 회의나 회식 장소 같은 곳에는 얼씬거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사무실의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도 내 경력이나 학력은 생략한 채 상당히 과소평가 하면서 마치 창피를 주기 위해 세워놓은 것 같은 말들을 골라서 했다. 아무 것도 모르니 실수가 많을 것이다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오래 붙어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잘 도와줘라까지 정말 생전 듣도보도 못한 말들을 쏟아냈다.

나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고 솔직히 상처도 많이 입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그녀의 이러한 고약한 언행에 맞서겠다고 결심하는 데에는 그다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가 한 언행은 어떠한 의심할 여지도 없이 ‘괴롭힘’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나에게 한 언행은 법적, 제도적으로도 그리고 우리가 사회생활 속의 인간관계에서 쌓아온 상식과 암묵적 약속의 테두리 내에서도 부당하고 잘못된 것이었다.

동시에 나는 저런 성미 고약한 사람과 정면으로 부딪히면 개인으로서도 조직으로서도 문제만 더 커진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실은 그런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약한 사람들의 괴롭힘을 애써 무시하거나 참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고약한 여자 상사에게 좀 더 지혜롭고 통제된 방식으로 맞서기로 했다. 옛말에 친구는 가까이 하고 적은 더 가까이 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제 내가 쓸 내용은 내가 사무실에서 어떻게 그녀에게 대처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맞불작전은 절대 피해야 한다

고약한 사람에게 가시 돋친 말로 되받아치면 그들은 전투 태세를 갖춘다. 설사 당신을 노린 저격이 들어와도 대응 사격을 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그 저격수를 확실히 제거할 정도의 수류탄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던지는 것은 절대 금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맞사격을 한다면 바로 그 순간 상대방이 원했던 유인작전이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들은 ‘고약함’으로 둘러싸인 전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강자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준비해 놓은 전장으로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당신은 백전백패이다.

 

상대에게 ‘공손함’으로 공격하라

상대가 당신에게 비열하게 나오더라도 친근하게 응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의 날이 선 공격에 웃음으로 대응하는 변호사를 떠올려보라. 수동적이거나 방어적인 자세도 안 된다. 피하면 오히려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거만하게 나온다면 공손하게 대하라. 한두 번 하다가 나중에 폭발해서 맞대응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손하게 응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항상 공손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계속 거만하게 굴거나 못되게 구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내 경험상, 아무리 고약한 사람이라도 당신이 계속 공손히 대한다면 언젠가는 그들이 당신의 편이 되어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재밌는데, 사무실에서 고약한 상급자가 당신의 편이 될 때 돌아오는 이득은 생각 외로 상당하다.

 

차상급자에게 문제를 제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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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손하게 대하는 것이 먹히지 않을 정도로 아주 고약한 사람도 있다. 그럴 때는 망설이지 않고 차상급자나 인사관련 부서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있었던 부당한 일들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약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왔는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그 사람을 평가하고 있는지도 함께 말하는 것이다. 차상급자를 찾아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다른 사람들이 받은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 말하라. 이 때 추상적이거나 감정적인 사안을 말해서는 소용이 없다. 구체적인 사건, 사용한 언어, 보였던 행동을 말하고 그것이 각 개인에게 어떤 부당한 처사로 느껴졌으며 업무를 추진하는데 어떤 측면에서 방해가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 연후에도 할 일이 있다. 그 고약한 사람에게 ‘당했던’ 사람들을 소집하는 것이다. 모인 사람들에게 그동안 당신이 느꼈던 솔직한 감정과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사례들을 말해보자.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고약한 사람은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그 사람도 상급자를 찾아갈 수 있고 사람들을 모아서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을 것이다. 사무실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될 것이다. 오히려 당신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다음번에는 당신을 쉽게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게 될 것이다.

 

감정적으로 되새기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자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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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뚜렷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누군가가 당신을 대하는 언행이 도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면 당연히 당신은 슬슬 열이 받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혹시 내가 진짜 뭔가 잘못한 게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또 그런 생각이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열 받는 것도 고민하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것도 실제의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은 쓸모없는 짓이다. 당신은 평소대로 행동하면 된다. 누군가가 당신을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수록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당신 고유의 개성을 지키고 평상심을 유지하도록 하라.

 

하지만 한번쯤은 과거 당신의 언행을 되돌아보라

누구에게나 약점은 있다. 누구에게나 어두운 면은 있다. 고약한 사람으로부터 당하고 있다는 억울한 생각이 드는 와중에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라.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어느 정도 고약한 말을 했을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이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살아오던 어느 날에 학교에서 길거리에서 혹은 집에서 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이 누군가 고약한 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그 상황에만 침잠하지 말고 오히려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내 인생을 되돌아보다가 학창시절 내가 심한 상처를 주곤 하던 학급의 한 동료가 문득 떠올랐다. 나는 그의 약점을 종종 들추면서 모두가 있는 앞에서 놀림감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을 것처럼 놀랐다. 그는 아직도 그것을 잊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 지도 모르는데 정작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사무실에서 아주 고약한 상급자를 만나 고민도 하고 대응도 하면서 얻은 경험보다, 내가 괴롭혔던 옛 학급 동료를 생각해내고 나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얻은 것이 더 많다. 물론 그것 말고도 내가 남들에게 못되게 굴었던 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나는 그 때 그 사무실의 고약한 상급자뿐만 아니라 고약하고 괴팍하고 남들 괴롭히기를 좋아하는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도 나름대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지는 않을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보았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여러분도 해보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당신이 남을 괴롭혔던 기억을 떠올려 보고 반성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당신의 내적 성장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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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그 수년 전의 고약한 상사와 나의 후일담이 궁금할 것이다. 이제 와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나는 밤잠을 설치거나 가끔 가슴 밑에서 불이 올라오는 것 같은 분노를 느끼는 힘든 몇 달을 보냈다.

그 사무실의 고약한 상급자는 특A급의 고약함 자격증이라고 갖고 있는 듯 했다. 살아오면서 그 여자 이상으로 고약하고 못된 사람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다. 당연하다고 말하기는 뭣하지만, 나의 갖가지 계획과 상황을 타개해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고약한 여자는 변하지 않았다.

맞불작전을 피한다고 하긴 했지만 가끔 화가 치밀어 가시돋친 말을 해서 그녀로 하여금 하고 싶은 나쁜 말과 행동을 다할 구실을 주기도 했다. 내가 아무리 친절하고 공손하게 대해도 그녀의 사람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태도는 고쳐지지 않았다. 내가 보고서를 들고 가거나 회의에서 발언을 하면 코웃음과 비웃음으로 일관했다.

회사의 인사부서에 문제제기를 하는 마지막 카드는 끝까지 망설이다가 내밀었다. 망설였던 것은 조직 내에서 ‘내부밀고자’ 비슷한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결국 차상급자에게 고민을 털어놓았고 인사부서에 상급자의 부당한 대우를 해결해달라고 정식으로 제기했다. 그리고 몇 번의 조사와 면담이 있은 후 회의 석상에서 그 고약한 여자는 공개적으로 주의를 받았다. 나는 그녀의 표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뭐, 그렇다고 그녀가 완전히 자신의 잘못을 고친 것은 아니었다. 그 이후 나를 마치 투명인간 취급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 고약한 여자에게 대응하기 위해 몸에 익힌 항상 상냥하고 공손한 태도, 문제가 발생해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업무 처리 방식이 몸에 익어 회사 내에서 점차 우수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 또 한 가지.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이 되면 혼자서 우울하게 밥을 먹으러 나가거나 집에서 싸온 샌드위치를 혼자 먹는 그 고약한 여자를 두고 다른 동료들과 약속된 점심장소로 이동하거나 사무실 한쪽의 테이블에서 오순도순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약간은 승리감을 느끼기도 했다.

글/ 남정우

 

이 글은 호주의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 (Sydney Morning Herald)에 실린 칼럼니스트 알렉산드라 케인(Alexandra Cain)의 “Beat the office bitch” (2014.7.18.)을 참조하여 편역한 것임을 밝힙니다. 출처 : <링크> (최종검색일 : 2014.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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