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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미치 라멘엔 중국이 있다

일본 어디를 간다고 라멘이 없을까마는 오노미치에 간다면 라멘을 한번쯤 먹어보는 게 좋다. 이곳 라멘을 대표하는 곳은 슈카엔(朱華園)이라는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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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소바(中華そば), 그러니까 중국에서 면 기술을 배워온 사람들이 일본에 라멘을 들여오면서 내해의 생선 등뼈로 우린 육수에 일본 간장인 쇼유, 여기에 돼지 등지방을 버무린 국물로 일본식 중화요리를 만들었다. 오노미치 라멘의 시작이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중국에서 면 기술을 배워온 장인이 오노미치에서 포장마차를 시작하면서 슈카엔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고 한다. 오노미치에서 라멘을 먹을 때에는 함께 판매하는 야키 교자를 곁들이면 더 좋다고 한다. 맥주까지 더한다면 10점 만점에 10점이랄까.

가장 오래된 전통을 담은 곳은 앞서 설명한 슈카엔으로 이곳은 오노미치 중심부 나가에 사거리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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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행이 찾은 곳은 역 근처에 있는 오노미치라멘메차라는 작은 라멘 가게다. 슈카엔을 가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여기 서빙 보는 아가씨가 너무 예쁘다”며 굳이 이곳으로 끌고 간다. 알고 보니 이곳은 라멘 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현지 ‘로컬의 맛집’이라고 한다(물론 서빙 보는 아가씨도 진짜 예쁘긴 했지만). 실제로 아담한 매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유명인이 많이 찾아온 듯 사방에 사인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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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당연히 앞서 소개한 오노미치 라멘을 시켰다. 사실 개인적으론 미소, 그러니까 일본 된장으로 만든 라멘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오노미치 라멘에는 돼지 등지방 같은 걸 버무리는데 행여 기름기가 너무 심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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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첫 젓가락질에 쓸데없는 걱정 했다 싶다. 오노미치 라멘은 한국인 입맛에도 참 잘 맞는 라멘이 아닐까 싶다. 국물도 기름기가 심하다기보다는 시원하다. 국물 맛이 맹숭맹숭하지 않고 조금 짠 듯싶으면서도 입맛을 당기는 시원함이 있다고 해야 할까. 잘 조린 듯한 우동 국물처럼.

상대적으로 기대를 했던 야키교자의 경우에는 사실 한국에서 먹는 맛과 별반 차이는 크게 없다(물론 맛은 있다). 어쨌든 라멘과 야키교자 조합이 꽤 잘 어울리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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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얼마 전 TV 인기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에서 라멘의 원조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얘기를 나눴던 게 떠올랐다. 라멘이 탄생한 곳은 일본이지만 면 기술을 전파한 곳은 중국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오노미치 라멘은 중국과 일본의 맛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만들어낸 것 같은 맛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맛있는 라멘도 먹고 일행이 말하던 예쁜 서빙보는 아가씨도 봤다. 즐거운 점저(점심 겸 저녁)다. 이곳 라멘이 맛있었다는 건 서울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식사로 한 번 더 찾았다는 말로 대신하면 될 것 같다.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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