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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쉴드TV, PC게임에 강한 낯선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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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드(SHIELD). ‘방패’라는 뜻 말고 떠오르는 것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등 지구를 지키라고 한 자리에 모은 히어로 중심 지구방위대일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엔비디아가 이용자의 게이밍 환경을 정복하기 위해서 만든 스마트 장치의 이름도 쉴드다. 단지 우리나라만 해도 수백만명이 봤던 영화와 달리 엔비디아 쉴드는 알만한 사람만 안다. 때문에 대중적인 제품으로 만들었는데 아직 오덕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휴대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게임기인 쉴드 포터블과 쉴드 태블릿, 그리고 쉴드 컨트롤러 등을 내놨다. 하지만 쉴드 시리즈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포터블 시장의 마니아 공략이 뜻대로 되지 않자 집에서 컨텐츠를 즐기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새 제품을 추가한 것이다. 그것이 5월 말에 출시했던 쉴드TV다. 쉴드TV는 TV에 연결해 다루는 스마트 콘솔로 유투브 같은 인터넷 영상 컨텐츠나 TV용 앱, 게임을 거실이나 안방 TV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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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쉴드TV가 미국에서 도착한 것은 지난 6월 초. 곧바로 TV와 연결한 뒤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쉴드TV를 즐겼다. 눈뜨면 침대 맡에 앉아 쉴드TV를 켰고, 쉴드TV를 즐기다 잠이 들었다. 일부러 적응하려는 이유는 잠시 뿐, 지금까지 TV에 연결해 다루던 그 어떤 장치보다 즐길 맛이 절로 났다. 무엇보다 쉴드TV와 똑같은 구글 안드로이드TV를 얹었음에도 일찌감치 전원을 뽑아둔 넥서스 플레이어를 썼던 것과 완전 다른 반응이다. 안드로이드TV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도 쉴드TV가 조금 누그러뜨린 것은 덤이고.

그런데 쉴드TV에서 가장 많이 즐긴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이다. 기본 패키지에서 리모컨 대신 게임 패드를 꺼냈을 때 엔비디아가 게임을 킬러 컨텐츠로 삼았음을 알아채지 못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단지 그냥 게임이 아니라는 게 다를 뿐이다. 안드로이드 게임과 다른 차원의 게임이 쉴드TV에 있었던 것이다.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은 게임보다 더 할만한 게임도 많고 그래픽 수준도 많이 달랐다.

어떻게 달랐을까? 쉴드TV는 안드로이드 게임만 실행하는 장치가 아니다. PC 게임도 즐긴다. PC가 아닌 쉴드TV에서 PC 게임을 즐긴다니? 농담이 아니다. 엔비디아가 세계 곳곳에 설치한 게이밍 서버에서 실행하는 PC 게임은 물론 이용자의 PC에 설치된 게임까지 쉴드TV로 실시간으로 끌어와 즐긴다. 게임 스트리밍이나 지포스 게임 스트리밍의 그래픽이나 게임 수준은 구글 플레이에 있는 안드로이드TV용 게임들의 질낮은 그래픽을 비교할 게 아니다. 엔비디아 서버에서 게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무려 55가지. 그중에는 <배트맨 아캄> 시리즈도 있고, <데빌메이크라이 4>, <스트리트파이터 4> 등 즐길 게 넘친다. 여기에 없는 게임은 PC에 깔아 놓은 것을 실행하면 된다. <어새신 크리드 : 블랙 플랙>, <타이탄폴>, <피파 15>, <배틀필드 4>를 TV 앞에 앉아 게임 패드로 즐기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비록 스트리밍이라고 하나 그래픽 품질은 PC 수준을 유지하면서 게임패드의 조작에 따른 게임의 반응도 매우 빠르다.

하지만 게임 스트리밍은 여러 조건이 맞아야 한다. 5GHz 무선 랜이어야 하고 신호 강도도 좋아야 한다. PC게임 스트리밍은 지포스 GTX650 이상의 그래픽 카드를 꽂은 PC만 된다. 그런데 일찍이 쉴드TV를 쓸 때 PC 게임 스트리밍을 하지 못했다. PC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쉴드TV의 PC 게임 스트리밍에서 로그인을 할 때 편의상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PC의 지포스 익스피리언스 앱에서 똑같은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두 계정이 서로 연동하지 않아서다. 지금 그 문제가 해결됐는지 알 수 없지만, 혹시 쉴드TV에서 PC 게임 목록이 뜨지 않으면 다른 계정을 만들어 PC와 쉴드TV에서 로그인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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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는 데 보냈지만, PC게임만 한건 아니다. 가끔 유투브에서 시스타와 AOA의 신곡도 찾아봤고, 미디어센터 프로그램인 KODI를 깔아 서버에 있는 영상도 불러와 봤다. 조이스틱이 아니라 아쉽긴 해도 마메를 깔아 고전 게임을 즐기는 맛도 괜찮다. 쉴드TV에서 기본 앱인 넷플릭스는 서비스 지역 제한에 걸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다. VPN을 켜고 넷플릭스 접속을 시도 했지만, 속도가 나지 않아 포기했다.

게임 스트리밍과 넷플릭스를 빼면 앱을 실행하는 기본 재주는 넥서스 플레이어 같은 다른 안드로이드TV 장치와 많이 겹친다. 그런데 다른 장치에서 찾을 수 없는 재주 하나를 쉴드TV가 갖고 있다. 게임이나 앱 화면을 스크린샷으로 남기거나 동영상으로 담아둘 수 있는 재주는 쉴드TV만 있다. 저장한 영상은 트위치에서, 스크린샷은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 기능이 없었다면 이 글을 쓸 때 첨부하는 거의 모든 스크린샷을 카메라로 찍어야만 했을 게다. 넉넉한 저장 공간과 여러 확장 능력, 여기에 테그라 K1의 심장이 뛰는 쉴드TV를 한달 가까이 쓰면서 게임이나 여러 앱을 실행하고, 컨텐츠를 재생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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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쉴드TV는 스스로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를 만들기도 한다. 게임을 즐기던 도중  갑자기 다시 시작하는 일이 두번 있었다. 이유는 아직 모른다. 쉴드를 옆으로 평평하게 눕혀 놓으면 무선 랜 신호가 약해지는 문제가 있는 탓에 지금 쉴드TV를 세워서 쓰고 있다. 쉴드TV용 수직 받침대를 왜 따로 파는지 며칠 지나 이해했다. 게임 패드도 쉴드TV에서 2m 가까이 떨어지면 연결이 불안정해서 되도록 가까이 붙어서 써야 한다. 무선 랜과 게임 컨트롤러의 약한 연결성을 바로 잡고자 펌웨어를 업데이트했지만, 제대로 해결된 것 같진 않다.

엔비디아 쉴드TV가 비록 안드로이드TV 플랫폼을 쓰는 또 다른 제품이지만, 게임이라는 색 하나는 확실하게 덧칠했다. 처리 장치나 저장 공간, USB와 마이크로 SD 카드 확장성도 이용자를 최대한 배려한 덕분에 다른 안드로이드TV 장치에 비해 골치 아픈 일이 없다. 엔비디아가 강점을 가진 서비스도 잘 녹였고, 꼭 필요한 기능도 잘 정리했다. 단지 PC 게임 스트리밍이 유일한 강점이라는 말은 PC게이머가 아니면 선택할 이유도 적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안드로이드TV 플랫폼을 쓴 제품 중에서 쉴드TV가 속 썩이지 않는 유일한 제품인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원문 출처 | 블로그 chitsol.com

글/ 테크G 최필식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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