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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미치 U2 ‘자전거 라이더의 고향’

오노미치는 국내에선 익숙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알고 보면 꽤나 별칭이 많은 곳이다. 그 중에서도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자전거 라이딩을 위한 시마나미해도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70km에 달하는 이곳은 세토나이카이를 배경 삼아 여러 섬을 거치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오노미치의 첫 날 숙소로 정한 곳은 자전거 라이더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명소 격인 오노미치 U2 호텔이다. 이곳은 원래 창고였던 건물을 호텔로 개조한 것이다. 오노미치역에서 걸어도 5분이 채 안 걸리는 위치여서 접근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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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곳을 자전거 라이더를 위한 천국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런 접근성 때문은 아니다. 이 호텔에 가보면 호텔 사이클(Hotel Cycle)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물론 굳이 수식어를 안 봐도 로비만 봐도 이곳이 누구를 위한 곳인지 금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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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애견호텔이나 애견커피숍 같은 곳이 견들의 출입에 인색하지 않듯 이곳 로비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있다. 그 뿐 아니라 정비용 스탠드는 물론이고 공기 펌프 같은 장비까지 자리 잡고 있다. 호텔 1층에선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도 있다. 굳이 자전거를 갖고 가지 않아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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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호텔 밖에도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다. 코인라커와 코인샤워까지 있으니 자전거를 타고 나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래저래 자전거를 위한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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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앞서 설명했듯 원래 창고였던 곳을 개조한 것이다. 묵을 수 있는 방은 1∼2층에 있는데 아무래도 객실 수는 많지 않다. 방안에 가보니 이곳에도 자전거 거치대가 있다. 사이클에 쓰는 핸들, 그러니까 드랍바(Dropbar)를 재활용한 것으로 벽걸이로 걸어 놨다. 자전거를 갖고 온 라이더라면 이곳에 자전거를 걸어두면 된다. 직접 본 건 아니지만 공항과 역을 오가면서 호텔로 버스 뒤에 트레일러를 달고 자전거를 옮겨주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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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미치 U2는 자전거 라이더가 아니더라도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이 그것이다. 멋지다. 마치 미술 작품을 보는 듯한 세련미를 곳곳에 품고 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도쿄와 히로시마에 위치한 건축 설계 사무소인 서포즈디자인(SUPPOSE DESIGN)이 맡았다. 로고나 사인 같은 것도 허투루 보기엔 내공이 느껴진다. 이것 역시 UMA디자인스튜디오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인테리어와 그래픽 디자인은 오노미치 U2를 자전거 없이도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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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레스토랑과 빵집은 물론 식료품점과 자전거 가게 등이 위치하고 있다. 호텔이지만 복합적인 시설을 표방하는 곳이기도 한 셈이다. 식료품점에선 레몬잼도 파는데 직접 사본 건 아니지만 맛이 좋다고 한다. 오노미치는 일본에서 유명한 레몬 산지이기도 하다. 참고로 자전거 가게는 평일에는 오전 10시, 주말에는 9시에 문을 연다.

이곳에 묵으면 아침식사도 이곳 레스토랑에서 한다. 식사는 오믈렛이나 스크램블, 햄과 소시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빵과 커피를 제공한다. 이곳 빵집에서 갓 구운 빵과 바로 내린 에스프레소 커피를 준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랄까. 빵맛이 신선해서 좋다. 아침 식사만 따로 하면 1,500엔이다.

오노미치 U2는 앞서 설명했듯 창고를 개조한 곳이다. 이 호텔 앞 보도블록을 보면 1938년부터 창고의 역사를 세세하게 타임라인으로 새겨놓은 게 보인다. 원래 창고였던 곳을 리뉴얼하면서 꾸며서인지 최대한 자연 채광을 이용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연 채광이 들어오면 밖은 밝지만 객실은 조금 어둡다.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을 감안해 채광보다는 ‘굿잠’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닐까 싶다. 객실 가격은 1만 2,000엔 정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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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미치 U2는 빛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햇빛이 들어오면 자연 채광에 버무린 자연미가 있다. 밤이 되면 조명이 만들어내는 인공미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물론 멋진 디자인과 복합 시설 같은 즐거움보다 이곳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게 자전거라는 건 분명하다. 오노미치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겠다면 출발지로 제격인 곳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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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하나 더. 이곳에선 데님으로 만든 잠옷을 제공한다. 뭔가 싶었지만 이유가 있었다. 오노미치는 유명한 데님 산지다. 데님이란 원단 이름인데 쉽게 생각하면 청바지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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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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