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일본에서 만난 작은 사막

2박3일 짧은 일정 중 마지막날 돗토리 사구를 찾았다. 렌트카를 타고 왔으니 굳이 이용할 필요는 없었지만 돗토리에선 일명 1,000엔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관광객을 위한 것으로 1,000엔만 내면 돗토리 사구를 비롯한 관광지 몇 군데를 비용 부담 없이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사구라는 건 바람이 옮겨온 모래가 쌓이면서 만들어진 언덕을 말한다. 마치 해안가에 있는 작은 사막을 떠올리게 한다. 돗토리사구가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건 입구 앞쪽에서 낙타를 실제로 올라타고 10분 정도 돌아볼 수 있다는 것도 한 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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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토리사구는 무려 10만 년에 걸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공항에 갈 시간에 쫓긴 탓에 가볼 엄두는 못냈지만 높이가 50m에 이르는 언덕도 있다. 이곳은 남북으로 2.4km, 동서로 16km라고 한다. 이쪽에서도 꽤 유명한 관광지여서 그런지 초입에는 낙타 체험을 하려는 사람들이 꽤 길게 줄지어 서있다.

할 수 없이 사구 뒤편에 자리 잡은 전망대로 오르기 위해 리프트를 탔다. 전망대에선 이 지역 특산물이나 과자, 빵 같은 걸 판매하기도 한다. 음식점도 있어서 돗토리 사구를 즐기면서 식사를 할 수도 있다. 리프트를 유료인데 왕복이다. 비가 오면 리프트 운영을 멈추지만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버스로 아래쪽까지 다시 데려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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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빗길을 달려 반대쪽에 위치한 이곳에서의 종착지, 요나고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그렇게 여행도 끝났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이지만 허패의 집단 가출에서도 그러지 않았나. 여행이란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면서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고 집에 돌아와야 미덕이 비로소 성립되는 것이라고.

40대의 여행이란 결국 무겁고 힘겨운 짐이 있더라도 그 짐을 기꺼이 다시 매는 꿈에서 깨는 데 미덕이 있다. 비록 일상의 무게가 무겁더라도. 자신만만하던 30대 시절엔 사회가 무서운지도 몰랐고 사람이 두려울 일도 없었다. 하지만 40대는 두렵고 무겁지만 짐을 내려놓을 수 없을 때다. 40대의 여행은 마치 5분간 휴식 구호 같다. 어린아이처럼 즐거운 때이기도 하지만 제자리를 찾아와야만 하는 일탈이다. 여행이 그렇게 갔다. 흔한 유행가 가사처럼 불꽃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홀연히. 돗토리가 준 40대의 힐링 일탈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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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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