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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년 온천이 준 즐거움

아카가와라를 거쳐 다음 목적지로 정한 곳은 미사사 온천이다. 일본은 전국 각지에 온천이 흔하다 싶을 만큼 널리고 널렸다. 돗토리는 전날 방문했던 해수 온천인 가이케 온천 뿐 아니라 하와이 온천, 또 유명한 곳 가운데 하나인 미사사 온천 등이 현 내에 위치하고 있다.

가이케 온천이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수 온천을 특징으로 삼았다면 미사사 온천은 850년에 이르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온천 지역이다. 산중에 자리 잡고 있는데 라듐 온천이 그 중에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미사사 온천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후라쿠 온천이다. 여관에서 카이세키(일본 전통 코스요리)를 먹어가며 무위도식한 삶을 1박2일이라도 누려보면 좋으련만 다음 일정으로 인해 당일치기 온천으로 만족해야 했다.

미사사 온천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후라쿠 온천이다. 여관에서 카이세키(일본 전통 코스요리)를 먹어가며 무위도식한 삶을 1박2일이라도 누려보면 좋으련만 다음 일정으로 인해 당일치기 온천으로 만족해야 했다.

마을 입구 초입에서 온천을 들어가 보니 일본 전통 료칸이 그렇듯 오카미(女將), 그러니까 여자 총지배인이 직접 나와서 인사를 한다. 이곳 온천은 화려함보다는 전통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돈으로 8,000∼1만원 정도를 내면 온천을 이용할 수 있다. 해수 온천 지역에서 볼 수 있었던 현대식 분위기는 없지만 전통 료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일본식 정원이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좋았던 건 일행이 방문했던 토요일에는 오히려 다른 날보다 온천을 찾는 사람이 적다고 한다. 한참 동안 한국인 40대 셋이 노천에 앉아 온천을 한가롭게 즐겼다. 수건으로 중요한 곳 가릴 필요도 없이.

미사사 온천이 준 즐거움은 이곳이 약빨 좋다는 건강 온천이라는 것 뿐 아니라 눈이 즐거운 곳이라는 점이었다. 아기자기한 일본식 정원이 눈까지 즐겁게 해줬다고 할까. “여기 겨울에 오면 더 멋져.” 눈이 수북하게 쌓인 노천에서 즐기는 맛이라. 겨울에 한 번 더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쉬웠던 건 미사사 온천을 나와서다. 로비에 보니 미토쿠산(三德山) 택시 투어와 온천 패키지 상품이 눈에 띄었다. 여행을 가기 전 봤던 나게이레도당(投入堂)이 이곳 근방이다. 아차. 정보 부족이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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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게이레도당은 미토쿠산 정상 인근 470m 수직 절벽에 지은 불당이다. 위치나 형태로 인상적이지만 이곳의 역사는 850년 역사를 지닌 미사사 온천을 민망하게 만든다. 헤이안 시대,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이곳은 오묘한 건축 방식 덕에 아직도 어떤 건축술로 지었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이 정도 오래된 곳이라면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15분 정도를 달려 미토쿠산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하지만 꽤 험준한 듯한 산세를 보이는 이곳에서 다시 나게이레도당까지 오리려면 1시간 30분은 걸어야 한다고 한다. 아쉽지만 포기해야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나게이레도당을 먼저 오른 다음 미사사 온천에 들리는 게 좋다. 이것도 모르고 거꾸로 즐기려다 보니 빵만 먹은 다음 패티를 찾는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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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

※ 일본 돗토리. 톳토리는 일본 중부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이곳에선 일본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해발 1,728m 다이센산(大山)과 사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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