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난 맷돌로 커피 갈아본 남자”

야오야마 고쇼 후루사토관에서 가까운 곳에는 아카가와라라는 곳이 있다. 일본어로 아카는 빨강, 가와라는 기와다. 빨간 지붕이라는 뜻인데 이곳은 에도, 그러니까 도쿠가와 이에아스 시대부터 만들어진 일본 전통 가옥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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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찾으면 우리에겐 조금 생소한 일본의 오래된 가옥 형태를 그대로 볼 수 있는데 보존이 잘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게 더 놀랍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전통 가옥 길가에 길게 늘어서 있는 물이다. 예전에 하수도 역할을 하던 것인데 집문 앞쪽에는 돌다리가 하수도를 가로지른다. 물도 깨끗하지만 팔뚝만한 잉어가 용케도 잡히지 않고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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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신사나 절도 있고 일본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공동무덤도 있다. 이곳은 SBS가 방영했던 드라마인 아테나 전쟁의 여신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젠 시간이 꽤 지났지만 이런 것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표시해 이곳을 방문할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다음 목적지 전에 이곳을 들린 이유는 맷돌커피 맛을 보기 위해서다. 여름철 일본 날씨는 견디기 쉽지 않을 만큼 푹푹 찐다. 맷돌커피 판매점에 가서 한 잔 시켜보니 본인이 직접 맷돌로 원두를 먼저 갈아야 한다. 힘들이지 않고 금세 갈 수 있는데 꽤 이색적인 느낌이다.

한 5분 정도 열심히 맷돌을 돌리면 바닥에 갈린 커피 가루를 모아 사이폰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해 내 온다.

한 5분 정도 열심히 맷돌을 돌리면 바닥에 갈린 커피 가루를 모아 사이폰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해 내 온다.

맷돌로 원두를 모두 갈고 나면 이걸 이용해서 바로 맷돌커피를 가져다준다. 그런데 커피를 가져다줄 때 보면 설탕이나 시럽 같은 게 없다. 대신 작은 종지에 단팥을 함께 담아준다. 이럴 땐 “당황하지 말고 단팥을 넣은 다음 저으면 끝.” 맷돌커피는 설탕 대신 단팥으로 단맛을 낸다.

한여름 더위에는 안 좋은 것도 있다. 맷돌커피는 따뜻한 것만 마실 수 있다. 무더위를 한 트럭 먹고 들어온 탓에 맷돌커피 한 잔에 냉커피 2잔을 시켜서 나눠 마셨다.

상당히 진한 맛. 카페인 홀릭에겐 더할나위 없지만 아직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 없이 뜨겁다는 게 함정.

상당히 진한 맛. 카페인 홀릭에겐 더할나위 없지만 아직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 없이 뜨겁다는 게 함정.

여기가 어디?

※ 일본 돗토리. 톳토리는 일본 중부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이곳에선 일본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해발 1,728m 다이센산(大山)과 사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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