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과자의 성에서 되살린 ‘시식본능’

흔히 일본 과자와 빵은 “모양에 놀라고 향을 즐기고 맛은 음미한다”고 했다. 일본 과자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일찌감치 서구 세계와 교류를 택한 덕이다. 포르투갈에 개항을 했던 나가사키 같은 곳 향토과장인 카스도스는 역사가 500년이나 된다고 한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다채로움이 있는 것도 일본 과자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일본은 지역마다 특산물을 이용해서 특색 있는 과자를 만든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일본에 지인이 다녀오면 부탁하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도쿄 바나나빵이 고작이다.

이런 비주얼로 과자 마트(?)를 만들다니. 외형에 속아 이곳에 네번째 방문한 일본통 일행도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비주얼로 과자 마트(?)를 만들다니. 외형에 속아 이곳에 네번째 방문한 일본통 일행도 처음이라고 한다.

고토부기조. 일명 과자의 성으로 불리는 이곳은 여행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겉모습은 일본 과자의 오래된 역사를 증명이나 하려는 듯 고성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실제로 요나고성을 모델로 삼아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솔직히 이곳을 찾기 전까지만 해도 유명한 곳이니 가긴 간다만 40대 남자 셋과 과자의 성은 아무래도 조합이 맞지 않는다 싶어 찜찜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고토부기조에 들어서면 과자나 빵은 물론 해산물까지 입이 즐겁다.

IMG_7997

실제 요나고성 모양새를 그대로 본떠서 만든 위용에 비하면 실제 내부 공간이 넓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시식코너의 천국이다. 재미있는 건 돗토리 지역 내 특산물이 뭔지 이곳에만 가봐도 금세 알아챌 수 있다는 것이다. 돗토리는 명품배로 유명하다. 또 일본 유수의 대게 산지이기도 하다. 바다를 접하고 있어 해산물도 풍성한 지역이라는 얘기다.

1층에 있는 시식 코너를 보면 수천 개는 족히 될 만큼 다양한 과자를 접할 수 있다. 배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빵은 물론이고 대게를 이용한 과자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새우나 오징어 같은 걸 재료로 삼기도 한다.

과자나 빵은 대부분 마음껏 시식을 할 수 있게 투명한 박스 안에 시식용 샘플을 담아뒀다. 눈치 볼 필요 없이 마치 뷔페처럼 이 지역 대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셈이다.

IMG_7999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건 과자 뿐 아니라 어묵, 오뎅은 물론 재첩이나 김 조림 등 해산물도 맛을 보거나 현장에서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묵 맛은 정말 일품이다.

“야. 이거 진짜 맛있다.”

“이거 진짜 100% 레알이에요.”

우리나라 어묵엔 밀가루처럼 해산물 외에 다른 비중이 높지만 이곳 어묵은 해산물로만 만든다는 얘기다. 쫄깃쫄깃해서 식감이 좋은 데다 종류도 오징어를 넣은 것 등 다양해서 좋다.

일본 성 자체가 위로 갈수록 조금씩 좁아지는 형태를 취한 것도 있지만 시식코너는 대부분 1층에 위치하고 있다. 3층에는 전망대가 있다고 하는데 굳이 올라가지는 않았다.이곳에서 가장 좋은 전망은 먹거리 전망이니.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수 있다. 물론 아이스크림 한 입 하는 것도 좋지만 1층 한켠에 있는 샘물은 한번쯤 마셔주는 게 좋다. 한 번 마시면 7년 젊어진다는 일명 젊음의 샘물이라고 한다. “가만있자. 7년 젊어지면…그래도 30대 중반이 넘네.”

IMG_8001 IMG_8006

고토부기조는 40대, 그것도 남자 셋에겐 의외의 즐거움이 있는 장소였다. 아내를 쫓아 대형마트에 가서 듬성듬성 있던 시식코너를 누비던 ‘시식 본능’을 내놓고 보여줄 수 있는 장소다.

밖으로 나오려다 보니 한쪽에 과자를 직접 만드는 과정을 투명한 창을 통해 그대로 볼 수 있는 공장이 보인다. 이곳을 보면 과자를 만드는 과정까지 모두 투명하게 볼 수 있다. 실제 과자를 만드는 과정보다 무언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숨김없이 만든다”는 것 말이다. 참. 돗토리로 오는 요나고국제공항은 면세점 규모가 상당히 작다. 고토부기조는 여행 선물을 미리 챙겨두기도 좋은 곳이다.

IMG_8013

여기가 어디?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Latest posts by 트렁크로드 (see all)


Comments are closed.

포스트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