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미즈키 시게루보단 마징가제트였지만

끝자락 부근에 가면 이곳 거리의 화룡점정 격인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이 있다. 이곳 바로 앞쪽에선 눈알 요괴 화과자가 유명하다. 맛은 조금 많이 달다 싶은 화과자지만 워낙 요상하게 생긴 먹거리이다 보니 관광객마다 2개씩 사서 눈에 대고 사진을 연신 찍어댄다.

생긴건 징그럽게 생겼어도 속안에 팥이 가득 차 있어 아주 달콤하다.

생긴건 징그럽게 생겼어도 속안에 팥이 가득 차 있어 아주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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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린 시절 기억에 미즈키 시게루는 없다. 마징가제트와 태권브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지 친구와 심각하게 토론(?)하거나 조금 커선 은하철도999에 나오는 철이가 왠지 모르게 부럽기는 했다. 개인적으론 미래소년 코난을 끝으로 일본 만화와 동심을 함께 떠나보낸 것 같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 추억 속엔 좋든 싫든 일본 만화가 함께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즈키 시게루 입구. 여권을 제시하면 입장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미즈키 시게루 입구. 여권을 제시하면 입장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기념관은 겉에서 보면 아담하게 보인다. 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는 꽤 이것저것 많다. 이곳에선 한국어 팸플릿은 물론 오디오 가이드까지 지원해준다. 표를 구입할 때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달라고 하면 준다. 물론 외국인이 발음하는 듯한(실제로 그런 것 같다) 한국어가 조금 서투르게 느껴지지만 관람이 상당히 쾌적해져서 좋다.

한국어라고 써 있는 쿠폰을 제시하면 한국어로 전시물을 해설해주는 오디오 가이드와 맞바꿔 준다.

한국어라고 써 있는 쿠폰을 제시하면 한국어로 전시물을 해설해주는 오디오 가이드와 맞바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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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에서 안 사실이지만 이 아저씨(?)는 수많은 요괴 작품을 그려왔지만 대표작 격인 게게게 노 키타로에 나오는 주인공인 키타로가 등장하는 작품 수만 해도 300편에 달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자신의 직업을 만화가보다는 모험가로 먼저 소개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요괴를 찾아서 아프리카나 뉴기니 등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그래놓고 증명할 길 없는 “전 세계 요괴는 1,000여 종 정도”라는 천체요괴설을 내놓기로 했단다. 물론 이 말은 믿기 어렵지만 작가가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오지 같은 곳에서 다른 이들과 친해지는 방법으로 얘기한 건 공감이 간다. 대단한 건 아니다. 웃는 얼굴과 애교 2개다. 이 2가지면 요괴 뿐 아니라 사람과도 친해질 수 있단다. 참 간단한 방법 아닌가?

일본 전역에 출몰하는 요괴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출몰하는 요괴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미즈키 시게루는 1922년생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잠이 덜 깬 것처럼 멍청했다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4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 시간을 돌이켜 보면 잠이 덜 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뭔가 열심히 달려온 것 같기는 한데. 잠좀 깨보자고(물론 금세 더위를 다시 먹은 탓이 컸지만) 라무네 한 병을 자판기에서 뽑았다.

라무네는 병 중간에 구슬이 들어간 사이다 같은 음료다. 급하게 마시지 않게 조금씩 음료가 나오도록 고안한 것이다. 문득 시간이 멈춘 듯 생각할 시간을 준 미즈키 시게루 로드와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쏟아지지 않게 마음을 다독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나라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은 아니다. 아이들이 먹는거라 그런지 어른들 입맛에는 뭔가 2% 부족하달까.

우리나라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은 아니다. 아이들이 먹는거라 그런지 어른들 입맛에는 뭔가 2% 부족하달까.

사실 이곳에서 가장 감동(?)을 느낀 곳은 다름 아닌 화장실이었다. 아이스크림을 2개나 연이어 흡입한 대가로 화장실을 찾았지만 이 작은 동네에 있는 공중화장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깨끗했다. 갑자기 샘이 났다. 먼지 하나 찾아보기 어려운 화장실은 우리에겐 아직 어색하다. 그리고 보니 요괴열차를 타고 차창 밖으로 보이던 시골 풍경 속에도 깔끔함은 곳곳에 보인다. “요괴가 와서 맨날 청소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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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돗토리. 톳토리는 일본 중부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이곳에선 일본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해발 1,728m 다이센산(大山)과 사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여기가 어디?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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