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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모바일뉴스] 글램록 대부, 별이 되어 화성으로 떠난 그 사람, 데이빗 보위

● 글램록의 창시자, 예술계의 거성 데이빗 보위 사망… 추모 물결

2003년 코펜하겐에서 공연하는 데이빗 보위(사진 출처: CNN)

[60초 모바일 뉴스 구은정 기자] 지난 10일(영국 현지시각), 글램록의 창시자 데이빗 보위(69)가 18개월의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영국 BBC와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은 데이빗 보위의 유족 측이 공식 SNS를 통해 밝힌 사망 소식을 전하며 일제히 그의 삶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의 죽음은 언제나 허망하고 한스럽다. 사람은 한 명이지만, 그가 전 세계에 퍼뜨린 정신세계가 그만큼 파격적이고 무거워,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강렬히 박혀있기 때문이다. 데이빗 보위는 사망 이틀 전인 8일에 새 앨범 ‘블랙 스타’를 발표했기에 이번 소식은 더더욱 안타깝다. 데이빗 보위의 생일에 맞춰 발매한 앨범이 결국 그의 ‘유작’이 되고 말았다. ‘블랙 스타’ 커버에 박힌 새까만 별처럼, 그도 지구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별이 되어 화성으로 떠나버렸다.

데이빗 보위는 단순히 ‘유명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젊은이들의 정신세계와 문화 예술 전반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사람이기에, 특히 아티스트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 한국의 뮤지션 및 연예인들은 그의 사망 소식에 괴로운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DJ 배철수는 데이빗 보위의 히트곡 ‘Space Oddity’가 끝난 후 “오늘따라 이 음악이 슬프게 들린다”며 “물리적 나이에 관계없이 늘 새로움을 추구한 뮤지션”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가수 이승환도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제나 앞서가던 분이셨고 모든 예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셨던 위대하신 분”이라며 애도를 표했고, 배우 유아인, 빅뱅 지드래곤 등 젊은 축도 역시 애도 물결에 합류했다.

한편, 외국에서는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시작으로 노엘 갤러거, 마돈나, 켄드릭 라마, 휴 잭맨, 조셉 고든 레빗 등 각종 유명인사가 데이빗 보위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와중에, 2013년의 영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선장이었던 캐나다인 우주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는 우주정거장 근무 중에 데이빗 보위의 ‘Space Oddity’를 커버하여 자신의 트위터(@Cmdr_Hadfield)에 소개, 일약 스타가 된 적이 있다. 이 커버 뮤직비디오는 당시 우주에서 촬영한 첫 뮤직비디오라며 커다란 화제를 몰고 왔었다. 데이빗 보위가 정말로 우리 곁을 떠난 지금, 이 영상은 다른 의미로 다시 소중해졌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커버로서 이 전설적인 아티스트를 추모하는 것도 한 가지 좋은 방법일 것이다.

>>영상 보러 가기(크리스 해드필드, 우주에서 커버한 ‘Space Oddity’)

● 데이빗 보위, 영원히 남을 말들

1. 나도 내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지루하진 않을 거라고 장담해. / 데이빗 보위, 매디슨 스퀘어 가든, 1997

2. 나는 선지자도 아니고 구석기인도 아니야. 단지 슈퍼맨이 될 가능성이 있는 보통 사람일 뿐. 난 그냥 살아가는 거야. / 데이빗 보위, ‘Quicksand’ 가사 중

3. 매 순간 최선을 다해라. 우리는 진화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 곳으로도 가고 있지 않다. / 데이빗 보위,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 중, 2004

4. 명성 자체가 그대에게 레스토랑의 특급 좌석보다 나은 걸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 데이빗 보위, 퍼포밍 송라이터와의 인터뷰 중, 2003

5. 도시로 가는 열쇠는 나뭇가지를 하늘에 붙들어놓는 태양 안에 있네. / 데이빗 보위, ‘Eight Line Poem’ 가사 중

● 청춘이여 영원하라… 우리 곁을 떠난 젊은이의 우상들

➡ 데이빗 보위
데이빗 보위는 거물 록스타이자 영화배우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천재 음악가”,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자 전설”, “록 음악계의 카멜레온” 등의 찬사를 받는 그지만, 그런 말들로만 그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는 단순히 좋은 음악으로 많은 사람의 귀에 즐거움을 준 것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정신세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데이빗 보위가 창시자로 추앙받는 글램록은, 쉽게 말해 ‘매혹적인 록’이라는 뜻이다. 1970년대 전반 데이빗 보위를 필두로 록시 뮤직, T.렉스 등이 대표적으로 활동했다. 외양적으로는 화려하고 눈길을 끄는 양성적인 패션과 퇴폐적인 분위기가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음악적으로는 로큰롤과 하드록의 중간 사운드에 현악이 가끔 가미되는 것이 특징이었다. 글램록에 심취한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자기만의 독특한 패션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그야말로 관능적인 느낌을 풍기는 패션피플들이 양산되기 시작했다.

1973년, 지기 스타더스트로서 마지막 공연 중인 데이빗 보위(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데이빗 보위는 글램록 사조의 화려한 스타들 사이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패션 스타다. 가상의 페르소나 ‘지기 스타더스트’를 창조해, 무대 위에서만큼은 암수 한 몸이며 양성애자인 외계인, 화성에서 온 록스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나이가 든 뒤 지기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말쑥한 패션으로 대중의 눈에 화려한 충격을 여러 번 선사한 데이빗 보위의 패션관은 다음의 말에서 아주 잘 드러난다. “스타일과 패션은 다르다. 스타일이란, 개인이 창조하는 그 자신의 문화다.”

2004년 프라하에서 공연하는 데이빗 보위(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데이빗 보위의 정신 세계를 논할 때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우주’다. 영화 <마션>에 나오는 ‘Starman’이 바로 데이빗 보위의 히트넘버다. 그가 한창 활동하던 당시는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우주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던 시기였다. 그의 첫 히트곡인 ‘Space Oddity’는 1969년 인류 최초 달착륙 우주선 아폴로 11호 발사 9일 전 발매되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72년, 데이빗 보위는 종말을 5년 앞둔 지구에서 록스타가 된 외계인 ‘지기 스타더스트’의 이야기를 풀어낸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를 발매했다. 몽환적이면서도 기괴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이빗 보위의 감성의 지대한 영향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사이키델릭 록밴드 ‘The Doors’의 리드 보컬 짐 모리슨(사진 출처: Google)

➡ 짐 모리슨
사이키델릭 록밴드 도어즈의 리드 보컬이자 시인이었던 짐 모리슨. 베트남 전쟁과 68운동 등의 사회적 배경을 토대로 유행하기 시작한 카운터컬처의 선두에 서 있던 그는, 시적인 가사와 상식에 벗어나는 기행들로 지금까지도 여러 젊은이의 우상이 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니체와 랭보의 작품을 탐독하며 도어즈의 노래들에 담긴 주옥같은 가사의 토대를 만들었다. 프랑스 파리의 페르 라셰즈 묘지에는 아직도 광팬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아, 최근에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도록 철책을 둘러놓기까지 했다.

펑크 밴드 섹스피스톨즈의 베이시스트 시드 비셔스(사진 출처: 영국 일간지 ‘The Sun’)

➡ 시드 비셔스
섹스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펑크록의 영원한 아이콘이자 희대의 또라이로서 구속받고 싶지 않고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젊은이들의 롤모델이 되었고, 이곳저곳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는 섹스피스톨즈의 베이시스트였지만 음악적 재능은 사실 거의 없다시피 했고, 단지 그가 가진 펑크 정신이 음악과 절묘하게 맞아 들어가 커다란 인상을 남긴 것이다. 그도 짐 모리슨과 비슷하게 젊은 나이에 대량의 마약 투여로 사망했다.

그런지 록밴드 너바나의 리드 보컬이자 리드 기타 커트 코베인(사진 출처: Rollingstone)

➡ 커트 코베인
젊은이의 우상인 록스타라고 하면 빼놓고 넘어갈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그의 영향력은 90년대의 음악씬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을 정도로 엄청났으며, 최후의 록 아이콘이라고도 불린다. 너바나 이후로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록’이라는 장르의 뮤지션이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그는 90년대 얼터너티브록 열풍을 이끌었으며, 그런지록의 대표주자 격이었다. 그의 밴드가 남긴 히트 넘버인 ‘Smells Like Teen Spirit’는 아웃사이더의 열등감, 좌절, 분노 등을 담아 젊은이들의 가슴을 두들겼다. 화려한 번영의 80년대를 지나 세기말에 가까워지면서 우울감이 팽배하던 시절의 청년들이 그에게 열광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는 사망하고 나서도 2006년에 ‘유명인사의 사후 소득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60초 모바일뉴스 구은정 기자 rosalie@QBSi.co.kr (방송/온라인/모바일/페이스북 뉴스 제보·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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