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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디자인 결과 예측하는 아이레이 플러그인 발표

질문 하나. 위에 있는 이 이미지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아마 ‘가짜’라는 답을 미리 정해놓고 던진 질문이라는 것을 많은 독자들이 잘 알 곳이다. 위 이미지는 지금 미국에 짓고 있는 엔비디아 사옥을 미리 그래픽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시뮬레이션이다. 그냥 사옥 내부를 그려본 것이 아니라 설계된 사옥에 들어가는 재질과 내외부 조명에 따라 어떻게 보일지 예측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예측은 누가 무엇으로 했을까? 워크스테이션에서 작업하는 그래픽 전문가들이 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엔비디아의 기술 브리핑에 들어가보면 대개 새로 내놓을 그래픽 칩이나 그래픽 카드의 기술적 특징을 설명하고 그래픽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때문에 하드웨어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기술 브리핑은 엔비디아 안에서도 극히 드문 매우 특이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15일 엔비디아 코리아에서 진행된 그래픽 신제품 브리핑도 예외적인 기술 브리핑 중 하나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이날 엔비디아가 소개한 기술과 소프트웨어는 쿼드로(Quadro)를 쓰는 그래픽 전문가를 위한 것이다. 일반적인 이용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기 어려운 일이라도 쿼드로를 통해 그래픽 작업을 해본 이들에게 의미 있는 소식일 것이다. 특히 실제 사진 같은 그래픽 결과물을 얻는 데 그동안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던 전문가들 가운데, 엔비디아 쿼드로 환경에서 실제 사진과 똑같은 그래픽 결과물로 생산되는 실물의 형상을 예측하는 기술과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는 그럴 것이다.

 

디자이너가 제품의 형태와 질감을 미리 예측하면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더 빨리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지금 하나의 완성된 실사 같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 그래픽 전문가들은 3D 모델링과 렌더링을 구분해 작업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대부분 3D 그래픽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곧바로 렌더링을 하지 못하고 렌더 팜으로 보내 결과물을 받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픽 전문가들은 3D 모델을 만들면서 진짜 같은 질감을 입힌 결과물을 보며 제대로 된 것인지 곧바로 검토하기를 원하지만, 그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서다. 더구나 3D 렌더링 작업을 거친 결과물이 단순히 사진과 비슷하게 나오더라도 그 제품이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었다. 이를 테면 작은 볼펜을 3D 모델로 만들더라도 어떤 재질을 입히는지, 어떤 조명에서 보는 지에 따라 어떤 결과를 보이고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측해야 하는데, 지금 3D 모델링과 별개의 렌더링 환경은 이를 고려하지 않아 그래픽 작업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물리기반렌더링의 도입으로 디자이너들은 외부의 영향을 받는 실사 결과물을 보면서 그 영향에 대해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엔비디아에서 물리 기반 렌더링(Physically Based Rendering, 이하 PBR) 개념을 담은 아이레이(IRAY) 기술을 선보인 것은 정확한 실사 그래픽 결과물을 얻고자 하는 그래픽 전문가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수많은 재질이 조명이나 빛의 반사에 따라 질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물리적인 변화를 계산할 수 있도록 아이레이 같은 PBR 엔진을 통해 그래픽 전문가가 원하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내놓은 것이다. 결과를 예측하고 오류를 고치는 것만으로도 시제품을 직접 뽑고 수정하는 단계에서 발행할 문제를 줄일 수 있고 그만큼의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좀더 빨리 제품을 내놓거나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설계로 분쟁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PBR을 구현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재질의 특성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하는 것도 문제인데, 이것 자체도 적용하기 까다롭다는 게 문제다. 여기에 PBR을 쓸 수 있는 3D 소프트웨어가 적은 것도 골치다. 때문에 엔비디아는 재료 정의 언어((Material Definition language, MDL)를 통해 재질의 특성을 이용자가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이나 개인이 원하는 재질이나 조명의 특성을 미리 지정하고 이를 곧바로 끌어와 3D 모델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재질을 정의해도 가장 큰 문제는 소프트웨어에 달렸다. 일단 PBR 엔진인 아이레이 기술은 렌더링 전문 소프트웨어인 카티야나 솔리드웍스 비주얼라이즈 등에서 쓸 수 있으나, 3Ds MAX나 마야 같은 모델링 소프트웨어에서 쓰려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먼저 플러그인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3DS MAX용 마야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3D 모델링 작업 후 실시간으로 물리적 영향을 받는 렌더링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엔비디아 아이레이 플러그인과 v머티리얼을 설치한 3Ds MAX는 3D 모델링에 실시간으로 재질과 조명을 선택해 곧바로 물리적 영향을 받는 실사와 같은 렌더링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재질로 영향을 받게 될 문제에 대해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또한 해당 데이터를 공유 받는 작업자도 플러그인과 재질 정보에 따라 따로 렌더링을 거치지 않고도 똑같은 렌더링 결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유 작업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3Ds MAX 플러그인은 1일, 마야용 플러그인은 15일에 각각 출시했고, 시네마 4D와 라이노 플러그인은 2016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에서 미리 정의한 200 여개의 재질 정의 언어를 v머티리얼(Verified Material)이라는 스타터킷 형태로 배포하는 데, 플러그인과 v머티리얼은 엔비디아 웹스토어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글/ 테크G 최필식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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