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겨울만 오면 더욱 추운 솔로의 필수 USB 아이템

일본에 살던 이야기를 하나 풀어볼까? 한국은 아무리 대충 지은 집이라도 나름 따듯한 편이란 사실을 알고 있나? 일본의 건축물은 정말 살벌하게 춥다. 심심하면 땅이 통째로 요동치는 나라인지라 목조 건물도 상당히 많고, 난방이라곤 천장에 달린 냉난방기가 전부인지라 유학생에게 겨울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오죽하면 보리차 끓일 때 그 열이 아까워 휴대용 버너를 방으로 가져와 방 안에서 물을 끓이곤 했다.

그래서일까? 일본은 USB 포트를 이용한 난방 장치가 제법 많이 판매된다. 발열 기능을 내장한 실내화, 장갑 등 신기한 제품들이 자주 눈에 보인다. 일본에서만 파는 제품인데, 솔직히 우리나라에도 필요한 이들이 보인다. 남들은 다 덥다는데 혼자 추워하는 특이 체질이라면 지금 소개하는 이 제품들을 눈여겨 보시라.

USB 단자를 이용하는 발열 장갑이다. 손가락 끝에 구멍이 뚫려있어 타이핑을 하면서도 따듯한 손을 유지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휴대용 배터리를 이용해 야외에서도 쓸 수 있다. 정신 무장이 필요한 것은 기본이다. 생김새가 그다지 잉여스럽지는 않아서 부담 없이 쓸 수 있을 것도 같다. 사무실에서 손이 시리다는 생각을 해봤다면 필요한 아이템이지만, 시린 손을 잡아 줄 따뜻한 사람이 없는 이라면 진지하게 고민하시라. 휴대용 충전 배터리로도 작동할 테니까!

남다른 멘탈의 소유자라면 조금 더 앙증맞은 장갑도 좋다. 식빵을 닮은 이 녀석은 앞서 소개한 제품과 동일한 재주를 지니고 있다. 껴는 것만으로 귀여움이 50점을 늘어날 것 같은 이 제품은 식빵 안쪽에 배터리를 넣어 사용하는 무선 방식으로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쓸 수 있다.

다음은 우리 종족을 위한 아이템, ‘다키마쿠라’다. 한국말는 정확히 표현할 단어는 없다. 껴안고 자는 쿠션이라 생각하면 좋다. 일단 국내에 이런 발상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단어가 없음은 당연하다. 이 녀석은 단순한 쿠션이 아니다. 당신의 그녀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을 뿐 아니라 히터 기능이 붙어 있어 당신의 품을 따듯하게 데운다. 이딴 걸 도대체 왜 쓰냐고? 어차피 3D 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 2D만이 진리다.

이번에는 신발이다. 이건 딱히 춥지 않더라도 발이 찬 사람에게 추천할 만 하다. 역시 USB를 이용하니 간편하다. 집 안에서 쓰기 좋다. 장갑과 마찬가지로 열선을 품고 있어 발을 따듯하게 감싸준다. 다만, 열선 탓에 세탁이 불가능하다. 가뜩이나 땀이 가득 찰 텐데.. 매번 손빨래를 조심스레 해야겠지만, 솔직히 발냄새를 견디며 빨래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조금 쓰다 버려야겠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면 겨울밤 야간 경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기억할 것이다. 춥다는 말로만으로는 안된다. 진짜 복병은 잘려나갈 것 같은 발가락이다. 교대를 30분 남긴 순간부터 1분을 1시간으로 만드는 기적과 같은 감각은 평생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그래서 이 제품이 너무 반갑다. 배터리를 통해 열선을 덥혀주는 신발 깔창이다. 사이즈에 맞게 재단할 수 있게 만들었다. 등산, 스키 등을 예로 들었는데, 군대가 뭔지도 잘 모르는 일본이기에 가능한 예시다. 이건 군용품이 되어야 한다. 소대 전원이 돌아가며 쓰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전쟁 이후 한 번도 세탁하지 않은 것 같은 포스를 풍기는 방한화를 신는 것보다 훨씬 합리적이다.

양말도 있다. 깔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발열 양말을 사용하자. 이쪽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케이블 연결 단자가 양말 위쪽에 달려있어서 신발을 벗는 삼겹살집에 들어갈 때도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다만 주렁주렁 연결된 케이블을 숨기는 것은 당신의 몫이다.

PC 업무에 지친 이라면 이 아이템도 살펴보자. 따듯하게 열을 내는 안대다. 눈 주변의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만큼 피로도 빨리 풀 수 있겠지? 다만, 그에 앞서서 이런 아이템을 사무실에서 썼다가 사회 부적응자 취급을 받는 사내 문화부터 풀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가슴이 따듯한 여자가 되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아이템이다. 속옷 안쪽에 패드처럼 착용하는 제품이다. USB 단자에 연결하는 엽기적인 발상 탓에 외부에서 쓰기는 다소 어려울 것 같지만, 두꺼운 패딩을 즐겨 입는다면 한 번쯤 도전해봐도 좋을 것이다.

3도까지 내려가던 일본 자취방

3도까지 내려가던 일본 자취방

다시 일본의 방 이야기로 돌아가자. 집 안이 하도 추워 도대체 얼마나 추워질까 방 안에 온도계를 달아 봤다. 아침에 전기장판에서 기어 나와 온도계를 살펴보니, 가장 추운 날은 섭씨 4도를 기록한 적도 있다. 미련하다고? 여러분도 직접 알바하면서 유학 자취를 만끽해보라. 남 이야기가 아닐 테니까.

글/ 테크G 김상오 shougo.kim@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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