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크레마 카르테에서 깨야 할 e북 리더의 환상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기에 지금쯤 책 좀 읽어보려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1년 동안 가까이 하지 않던 책도 ‘가을이니까 책 좀 봐야 하는데…’하면서 지금쯤 한 권 쯤 사둬야 1년 동안 책 한 권 펴보지 않았다는 자괴감을 피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요즘 크레마 크레타와 같은 괜찮은 평을 받은 e북 리더가 출시되면서 전자잉크 패널을 이용한 e북 리더에 관심이 무척 높아졌다. 각종 포털에 리뷰가 깔린 걸 보니 구입한 이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주변에 생각보다 e북에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딱히 책을 즐기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e북을 읽어야지..’라며 미래의 독서광 포스를 마구 뿜어낸다.

오늘은 e북 리더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가 지름신을 영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다 읽어보고도 사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구입해도 좋다. 물론, 그렇다고 독서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이 e북 리더의 중고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e북 리더에 안드로이드를 기대하지 마라

요즘 e북 리더가 안드로이드 기반이란 이야기는 들어봤을 것이다. 뭔가 확장성이 대단할 것 같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안드로이드가 아니다. e북 리더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되어 어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전혀 닮지 않았다.

물론, 탈옥을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지만, 워낙 성능이 따라주지 않다. 태블릿을 상상하면 큰일난다는 말이다. e북 리더에는 책 외에 어떤 것도 기대해서는 안된다. 당신에게 그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286 흑백 모니터를 보는 것 같은 지저분한 패널

크레마 카르타가 품고 있는 카르타 패널은 전자 잉크 패널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녀석이다. 해상도가 높아서 무척 선명한 글씨를 보여준다. 다만 이것은 멈춰있는 화면일 경우다. 책장을 넘기거나 화면이 변할때마다 깜박이고 지저분하게 깨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전자 잉크 패널의 태생적인 문제다. 아이패드에서 만화책을 보는 것 처럼 부드러운 책장 넘김 효과는 e북 리더에 전혀 소용이 없고, 오히려 지저분하기만 하다.

뭔가 깔끔하고, 진짜 책 같은 느낌을 기대했다면 절대 실망할 것이다. 다만, 멈춘 화면의 화질은 그 어떤 태블릿보다도 선명하다. 게다가 전자 잉크는 주사율이 없어 눈이 아주 편안하다. 다시 말해서 장시간 책을 읽기에 좋다는 이야기다. 30분 정도 읽을까 말까라면 그냥 태블릿을 쓰는 편이 좋다.

옴팡지게 느린 성능

앞서 패널의 특징을 설명하며 이야기한 것과 같이 e북 리더는 정말 책만 볼 수 있을 수준의 부품을 채용했다. 용량이 큰 책을 읽을 때면 로딩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다른 앱을 불러올 때도 1~2초씩은 기다려야 화면을 보여준다.

태블릿에서 책을 보던 이라면 이런 불편함이 무척 거슬릴 것이다. 이전이야 e북 리더의 가벼움이 매력이었다는데, 최근은 태블릿도 무척 가벼워져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장시간 책을 즐기는 진짜 독서광이라면

e북 리더을 구입하기 전에 내가 얼마나 책을 좋아하는 지 고민해보자. 하루에 1~2시간 책을 보는 이라면 e북 리더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태블릿으로 책을 보면서 딱히 불편함이 없던 이라면 역시 아쉬움이 더 클 수 있다.

글/ 테크G 김상오 shougo.kim@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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