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뉴욕 메이커페어에서 만난 국내 3D프린터 기업 ‘오픈크리에이터스’

2015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제 6회 월드 메이커페어가 열렸다.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인 메이커(Maker)들이 모여 각자가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는 자리로, 특히 뉴욕 메이커페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메이커 행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제품 제작과 관련한 세계적인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런 뉴욕 메이커페어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3D프린트를 제작하는 업체에서부터 개인까지 수십여 부스가 참여한 ‘3D프린터 빌리지’라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메이커들은 3D프린터 빌리지라는 특정 구역에 한정되지 않고, 메이커페어 행사장 곳곳에서 여러 종류의 3D프린팅 기술과 출력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뉴욕 메이커페어 내에 마련된 국내 3D프린터기업 오픈크리에이터스 부스

[뉴욕 메이커페어 내에 마련된 국내 3D프린터기업 오픈크리에이터스 부스]

물론 3D프린터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여러 IT·전자기기 전시회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제품이 됐지만, ‘세계적인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 곳곳에서 3D프린터를 쉽사리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에서 또다른 미래를 가늠해 보는 기회가 됐다.

그리고, 세계인들이 자신들의 제품과 아이디어들을 소개하며 즐기는 그 곳에 한국의 3D프린터 기업인 ‘오픈크리에이터스(Opencreators)’도 당당히 참여했다. 멀리 뉴욕에서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조립형 3D프린터 마네킹(Mannequin)을 소개하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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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픈크리에이터스 강민혁 한국대표, 최종원 CTO, 강준환 미국대표

[왼쪽부터 오픈크리에이터스 강민혁 한국대표, 최종원 CTO, 강준환 미국대표]

Q. 메이커페어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A. 서울 메이커페어와는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지만 뉴욕 메이커페어에는 올해 처음 참여했다. 네이밍을 가져온 것 외엔 서울 메이커페어와 뉴욕 메이커페어가 그렇게 큰 연관이 없어서 참여가 쉽지는 않았다. 여러 번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참여를 타진했고, 회사 및 제품과 관련한 많은 자료를 전달하고 설명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참가할 수 있었다. 짧게 요약하자면, 아무 연고 없이 이메일 열심히 보내서 참여하게 된 것(웃음). 어떻게 보면 이번 행사 참여가 오픈크리에이터스의 미국 첫 행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에서 만난 참관객들의 반응도 생각보다 좋다.

많은 참관객들이 오픈크리에이터스의 3D프린터 제품에 관심을 가졌다.

[많은 참관객들이 오픈크리에이터스의 3D프린터 제품에 관심을 가졌다.]

Q. 오픈크리에이터스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A. 강민혁 한국대표와 최종원 CTO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3D프린터에 관심이 많아서 취미삼아 첫 제품을 만들어 봤는데 반응도 좋고, 수요가 있어서 3D프린터 판매를 시작한 것이 지금의 오픈크리에이터스의 시초가 됐다.
조금 더 보충하자면, 사실 강민혁 대표와 최종원 CTO는 해커스페이스 서울이라는 곳에서 3D프린트 키트를 만드는 워크샵을 진행해 오고 있었다. 이 워크샵에서 교육을 위해 제작한 3D프린터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관련 제품을 만들고 파는 것에 대해 모여서 이야기하면서 ‘오픈크리에이터스’라는 네이버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현재 커뮤니티 가입인원이 2만6,000명 정도 되는 국내 최대 3D프린팅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그렇게 오픈크리에이터스 회사도 설립했다. 오픈크리에이터스는 한국말로 개방형 창조자들이라고 한다. 오픈크리에이터스 회사는 자체적으로 3D프린터를 만들고 있지만, 커뮤니티 내에서 활동하는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모으고, 개방형 창조자들을 찾아내 그 사람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결합시켜서 보다 가치 있는 것들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Q. 오픈크리에이터스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A. 사실 처음에 메이커로 활동할 때 3D프린터만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3D프린터는 우리가 만들어야 할 제품들 중에 하나였고, 우리는 그 밖에도 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창조해 내고 싶었다. 그래서 오픈크리에이터스라고 이름을 지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제품을 우리가 모두 기획하고 생산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이제는 조금 더 범위를 확장해서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갖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발굴해서 서포터해주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기술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최종원 CTO는 기구 설계, PCB제작, 소프트웨어 수정 등 오픈크리에이터스의 3D프린터 제작을 거의 도맡았다. 강민혁 대표는 오픈크리에이터스의 국내 사업화 전반을 맡고 있으며, 강준환 대표는 뉴욕 사업화 전반을 맡고 있다. 사진은 강준환 오픈크리에이터스 미국대표

[기술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최종원 CTO는 기구 설계, PCB제작, 소프트웨어 수정 등 오픈크리에이터스의 3D프린터 제작을 거의 도맡았다. 강민혁 대표는 오픈크리에이터스의 국내 사업화 전반을 맡고 있으며, 강준환 대표는 뉴욕 사업화 전반을 맡고 있다. 사진은 강준환 오픈크리에이터스 미국대표]

Q. 강민혁 대표와 최종원 CTO가 친구라고 했는데, 사업을 하면서 다툰 적은 없나?
A. 많이 싸우고 있다(웃음). 주로 사소한 것으로 싸운다. 예를 들면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너는 쉬거나 놀고 있냐… 뭐, 이런 것들로(웃음). 강준환 대표가 합류하고 나서도 사소한 것들로 많이 싸우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들 모두 서로 간에 규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오픈크리에이터스는 투닥투닥 싸우면서 발전해 가고 있다(웃음).

Q. 커뮤니티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다.
A. 그렇다. 우리는 우리가 메이커에서 메이커 스타트업으로 발전했던 것처럼,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그렇게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포터를 해주고자 한다. 오픈크리에이터스 커뮤니티에서는 직접 3D프린터나 관련 상품들을 만들고 3D프린트에 대한 기술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곳에 올라오는 여러 제품들을 보고 우리쪽에서 연락해서 함께 작업해 보자고 하기도 하고, 반대로 메이커분이 우리에게 연락해서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실제로 이번 뉴욕 메이커페어에 가지고 나온 향기나는 필라멘트는 코오롱플라스틱과 함께 개발한 제품이고, 필라멘트 생성기인 익스트로드 머신 같은 경우에도 커뮤니티 내부에서 메이커와 함께 의견을 나누고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이번 행사에 가지고 나왔다. 익스트로드에 관한 현지 반응도 꽤나 좋았다.

오픈크리에이터스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킷형 3D프린터 '마네킹'(좌)과 필라멘트 생성기인 '익스트로드 머신'(우)

[오픈크리에이터스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킷형 3D프린터 ‘마네킹’(좌)과 필라멘트 생성기인 ‘익스트로드 머신’(우)]

Q. 오픈크리에이터스의 회사 규모가 궁금하다.
A. 한국에 200평정도 되는 공간을 마련해 3D프린터를 생산하고 AS도 해주고 있다. 이에 더해 3D프린터 사용법, 아두이노 활용법, 시제품 제작법 등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으며, 3D프린팅팜도 운영하고 있다.

Q. 3D프린팅팜이 무엇인가?
A. 다수의 3D프린터를 모아 놓고, 한번에 수백에서 수천 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말한다. 현재 오픈크리에이터스에서 제작한 개인용 3D프린터인 ‘아몬드’ 약 100대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용 3D프린터인만큼 퀄리티가 낮을 수도 있지만, 모든 제품 생산에 퀄리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를 통해 제작비용도 대폭 낮출 수 있다. 이는 무조건 고급 기기가 있는 공장에서 비싼 비용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시작 단계의 규모이긴 하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격경쟁력에 더해 오픈크리에이터스의 3D프린팅팜은 쉽게 3D프린트 대수를 늘려 생산력을 증대시킬 수도 있다.

Q. 최근 뉴욕까지 오픈크리에이터스가 진출한 것으로 안다.
A. 오픈크리에이터스가 뉴욕에 진출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강준환 미국대표의 합류와 함께 진출하게 됐는데, 한국에서 주로 제품 개발 및 생산이 이뤄진다면 뉴욕에서는 제품을 활용한 서비스가 만들어질 것이다. 오픈크리에이터스가 할 수 있는 제품에 기반한 다양하고 고도화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회사가 뉴욕과 서울에 있다는 강점을 살려, 뉴욕과 서울 각각의 지역에서 발굴한 아이디어의 교류도 이어갈 갈 것이다.

Q. 오픈크리에이터스가 개발한 3D프린터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처음에 출시했던 제품은 워크샵 목적으로 제작한 ‘엠피멘들’이라는 제품이었다. 사람들과 함께 3D프린터를 조립하면서 구동원리를 설명하고, 사용해 보고 제품을 가져가는 형식의 워크샵에서 주로 사용됐다. 두 번째 만든 제품은 ‘아몬드’라는 완제품 3D프린터였다. 이후에 최근 개발한 ‘마네킹’은 조립형 프린터다. 커뮤니티 회원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인 것이 마네킹 개발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시장이 초반이다 보니 3D프린터에 관심을 갖은 이들 대부분이 3D프린터의 구동원리를 궁금해하고 또한 자세히 공부해 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즉, 교육용으로 사용되기 좋은 3D프린터가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누구나 조립하기 쉽고, 직접 조립하면서 원리도 깨우칠 수 있는 조립형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물론 조립형 제품 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부피도 줄일 수 있었다.

조립형으로 구성된 3D프린터 마네킹

[조립형으로 구성된 3D프린터 마네킹]

Q. 마네킹 출시와 함께 바라는 목표가 있다면?
A. 강준환 미국대표까지 합류하고 처음 개발된 제품이 마네킹이다. 3명의 임원진이 맡은 바가 다르듯이 서로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서, 그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 ‘교육에 용이한 제품, 원가를 절감하고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이라는 목적과 기술적 개선 방향에 더해 판매와 관련된 부분까지도 많은 고민을 했다. 마네킹은 가격이나 규격면에서 대량 유통 회사들에게 유용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모 글로벌 회사에서 종이로 만든 가구 라인업을 발표했는데, 마네킹의 케이스도 종이로 되어 있다. 박스형태의 작은 사이즈로 배송 받아서, 쉽게 조립하고, 만족할 만한 출력 결과물을 얻는다. 이런 장점을 가지고 조그만 노력만 더해지면 대량 유통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2015년 5월에 출시됐는데, 오픈마켓이나 오픈크리에이터스 사이트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 반응도 좋은 편이다.

Q. 기술적으로 마네킹 개발 시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 있다면?
A. 기술 개발적인 관점에서는 처음에 단가를 낮추는 게 제일 큰 목표 중에 하나였다. 그래서 케이스를 종이로 제작했다. 추후에는 다른 재질로 개발해서 다양한 나만의 3D프린터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조립은 하되, 조립 과정에서 오는 기술적인 오차라던지, 조립하는 수고를 줄이고자 박스형태의 킷(Kit)으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AS가 필요할 때 완제품의 경우 제품이 무거워 이동하기가 어렵고, 부품을 모두 뜯어내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있었다. 하지만 조립형의 경우 문제가 되는 부품만 교체하면 쉽게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도 마네킹이 주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마네킹으로 출력한 모형들

[마네킹으로 출력한 모형들]

Q. 완제품형과 조립형 3D프린터의 출력 결과물에 퀄리티 차이는 없나?
A. 똑같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조립형 킷의 경우, 킷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질 수 있다. 킷이 조잡하게 만들어졌어도 전문가가 하나하나 정밀하게 세팅하면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마네킹의 경우에는 조립 매뉴얼도 잘 구비돼 있고 기본적인 필수 세팅 요소는 거의 완제품과 동일하게 조립을 해서 제공하기 때문에, 대충 조립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출력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오픈크리에이터스 자체적으로 3D프린터 조립 및 사용법 관련 교육도 진행하고 있으며, 정밀한 세팅의 조립 대행 서비스도 제공해 줄 수 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강준환 미국대표 : 개인용 3D프린터와 3D프린팅팜이 우리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하는 현재라고 생각한다. 추후에는 사람들이 상상하지 않았던 이종 간의 결합으로 융합형 3D프린트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지금과는 또 다른 형태의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또한 당장 내년에는 우리의 기본적인 철학이라고 했던 오픈크리에이터스 즉, 개방형 창조자가 될 만 한 좋은 싹을 발굴해서 전 세계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더 퍼트리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종원 CTO : 기존에 대량 생산으로만 할 수 있었던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느 것을 하더라도 대응 가능한 유연한 제조 방식을 좀 더 배우고 알아가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강민혁 한국대표 : 우리의 목표는 내일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3D프린터 마네킹의 출력 과정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마네킹은 부스에서 실제 판매로 이어지기도 했다.

[3D프린터 마네킹의 출력 과정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마네킹은 부스에서 실제 판매로 이어지기도 했다.]

오픈크리에이터스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면, 그들의 사이트(http://www.opencreators.net)에서 보다 자세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개방형 창조자라고 불리는 오픈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고 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3D프린팅 커뮤니티 오픈크리에이터스 카페(http://cafe.naver.com/makerfac)에서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글/ MakeSquare 이야기 belljin@blue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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