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2013년 넥서스 5와 2015년 넥서스 5X에서 읽는 시대의 변화

여기 두 개의 넥서스가 있다. 모두 같은 제조사에서 만든 것이다. 제조사는 LG전자다. 하지만 생산연도는 다르다. 하나는 2013년에, 다른 하나는 지난 주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제품이다. 흥미로운 것은 비슷한 이름을 가졌다는 것. 2013년에 나온 것은 넥서스 5(Nexus 5), 2015년에 나온 것은 넥서스 5X다.

이렇게 비슷한 이름을 지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LG전자와 구글은 2년 터울의 넥서스 5의 후속기를 만들면서 고민한 결과다. “넥서스 5가 겨냥했던 시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LG 관계자의 이야기처럼 2013년의 넥서스5를 2015년형으로 재해석한 제품이기에 비슷한 이름을 쓰기로 한 것이다.

↑왼쪽이 2013년형 넥서스5, 오른쪽이 2015년형 넥서스5X

하지만 시대에 따른 해석은 달리 했어도 두 제품의 속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넥서스 5와 넥서스 5X 모두 보편화된 프리미엄보다 오히려 살짝 비켜 선 중급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첫 느낌은 비슷하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니 시대의 변화도 보인다. 두 제품을 함께 두고 세월의 변화를 살폈다.

32비트에서 64비트로…

2013년 넥서스 5가 처음 나올 때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 킷캣이었다. 당시에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였음은 물론이다. 이 운영체제가 담고 있는 기술들은 많았지만, 이 운영체제는 32비트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됐고, 넥서스 5의 AP도 32비트 스냅드래곤 800을 썼다. 지금 넥서스5에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올린다 해도 하드웨어의 기본 뼈대가 32비트인 터라 업그레이드한 이후에도 32비트 모드만 작동한다.

↑넥서스 5는 32비트, 넥서스 5X는 64비트 운영체제에 맞는 하드웨어를 실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32비트만 쓰는 운영체제가 아니라 메모리 관리와 처리 효율을 높인 64비트로도 작동한다. 넥서스 5X도 운영체제의 변화에 맞춰 64비트 처리 환경을 갖췄다. 64비트 스냅드래곤 808을 처리 장치로 쓰면서 운영체제에 최적화해 좀더 나은 성능을 내도록 한 것이다.

마이크로 USB에서 USB 타입-C로…

넥서스 5를 출시할 때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위한 보편적인 연결 방식은 마이크로 USB였다. 구글이 아무리 좋은 레퍼런스 넥서스 스마트폰을 내놓는다고 해도 시장 상황이 바뀔 기세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넥서스 5X는 앞으로 더 많은 모바일 장치에서 보게 될 USB 타입-C를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위한 인터페이스로 채택했다.

↑충전과 데이터 전송을 위한 단자 체계도 바뀐다. 본체 뿐만 아니라 어댑터도 달라졌다

플러그를 등변사다리꼴 모양으로 만들어 꽂는 방향을 정해 놓은 마이크로 USB와 달리 USB 타입-C는 플러그를 꽂는 방향이 따로 없다. 때문에 이용자는 손쉽게 USB 케이블과 모바일 장치를 연결할 수 있고 이미 일부 노트북과 태블릿에 이 단자를 쓰기 시작했다. 넥서스 5X도 넥서스 6P와 함께 USB 타입-C 단자를 채택했는데, 흥미로운 점은 단말기 본체 뿐만 아니라 USB 충전기도 USB 타입-C 단자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가지 문제라면 양쪽 모두 USB 타입-C 형태의 플러그라는 점. 때문에 PC와 연결할 때 따로 USB 타입-C와 USB 타입-A를 변환하는 케이블을 따로 사야만 한다.

마이크로 심에서 나노 심카드로…

↑마이크로 심카드와 나노 심카드. 작지만 시간의 흐름이 보이는 부분이다.

2년 전만 해도 우리는 나노 심카드에 대해 익숙한 상황은 아니었다. 종전 일반 심카드의 크기를 대폭 줄인 마이크로 심카드를 대부분 쓰고 있었고 넥서스 5도 당연히 마이크로 심카드를 꽂도록 슬롯을 갖췄다. 하지만 지금은 마이크로 심카드를 쓰는 스마트폰이 크게 줄었고, 거의 모든 신제품은 나노 심카드를 채택하고 있다. 넥서스 5X도 나노 심카드의 대세에 따라 슬롯 모양을 바꿨다.

얼굴 인식에서 지문 인식으로…

넥서스 5가 나오기 이전 구글은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는 재주를 그 이전에 나왔던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선보인 적이 있었다. 안드로이드 킷캣을 얹었던 넥서스 5도 그 기능을 이어받았고 출시 당시 주요 기능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명에 따른 잠금 해제나 비슷한 얼굴을 알아채는 인식률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이 기능은 지금 마시멜로를 얹은 넥서스 5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오른쪽 넥서스 5X 아래의 둥근 원이 지문 인식 센서인 넥서스 임프린트다

넥서스 5X는 얼굴 인식 대신 지문 인식을 넣었다. 좀더 정확하고 확실하며 활용도가 높은 생체 인식 방법으로 바꾼 것이다. 넥서스 임프린트(Nexus Imprint)라고 부르는 넥서스 5X의 지문 인식 센서는 넥서스 5X를 뒤집으면 둥근 원 안에 들어 있다. 지문 인식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정확한데다 전원을 켜지 않고 손가락을 대기만 해도 알아챈다. 잠금 화면 뿐만 아니라 결제에도 활용-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서비스 하지 않음-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쓰임새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150Mbps LTE에서 300Mbps LTE와 VoLTE로…

넥서스 5가 나올 당시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3G에서 LTE로 빠르게 전환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넥서스 5도 LTE 환경에서 쓸 수 있도록 준비했다. 당시 넥서스 5의 이동통신 카테고리는 Cat.4로 최대 1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20MHz 광대역에서는 최대 성능을, 10MHz 대역에선 기본 LTE 성능을 냈던 것이다. 당시 서로 떨어진 대역의 주파수를 모아서 하나의 대역으로 만드는 주파수 집성 같은 기술을 먼저 적용한 LTE-A를 담지는 않았고, 단말에 따라 쓸 수 있는 LTE 밴드도 달랐다.

↑두 제품 모두 LTE를 쓸 수 있지만, 그 사이 달라진 LTE 환경에 맞춰 성능, 기능도 보강했다

넥서스 5X는 지금까지 나온 거의 모든  LTE 기술을 모두 담았다. 여러 대역의 주파수를 모으는 주파수 집성으로 최대 300Mbps로 다운로드하는 LTE Cat.6의 표준을 따른다. 하지만 단순히 속도만 좋아진 것은 아니다. LTE에서 더 나은 음질로 통화할 수 있는 VoLTE도 담았다. 국내 이통 3사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이동통신사에서 VoLTE를 쓸 수 있도록 손봤다. 여기에 넥서스 5X에서 쓸 수 있는 LTE 밴드도 늘려 국가간 호환성을 높였다.

불과 2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당시 이동통신 환경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넥서스 5와 넥서스 5X는 이처럼 다른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글/ 테크G 최필식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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