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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구입한 아이폰 6s 플러스 첫인상

아이폰 데이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해마다 사람들이 애플 스토어에서 줄을 서거나 집 문 앞에서 택배가 한시라도 빨리 오길 기다리게 만드는 바로 그 날이 온 것이다. 다만 올해 아이폰 구매는 예전과 비교해 여러모로 달라진 점이 많다. 시기, 방법이 달라진 데 따른 변화는 내가 제품을 구매한 미국 포틀랜드의 애플 스토어에 곧바로 나타났다.

줄이 사라진 애플 스토어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에 있는 애플 스토어. 지난 해라면 이 시간에 긴 줄이 늘어서 있었을 테지만, 올해는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내가 아이폰 6s 플러스를 구매한 애플 스토어는 포틀랜드 도심에 위치한, 오레곤 주에서 가장 큰 애플 직영 매장이다. 작년에 이곳에서 아이폰 6을 구매했었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당일 아침 몇백 명의 구매자가 줄을 서서 기다렸다. 하지만 올해는 예약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일찍 도착한 애플 스토어 앞은 미리 줄서 있는 이가 없었다. 설마 긴 대기열이 없어 인기가 시들었다고 생각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아이폰 예약 판매부터 변경된 애플 정책 때문에 바뀐 현상일 뿐이다. 부가세(Sales Tax)가 붙지 않는 주는 예약한 구매자만 당일 줄을 서서 구매할 수 있도록 바꿨다. 이는 소비자가 아니라 업자들의 아이폰 대량 구매를 막기 위해서 내린 조치다. 작년에 봤던 대기열에서 수많은 중국인과 고용된 노숙자들을 볼 수 있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 예약 판매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구매자들을 위해 좀 더 깔끔하게 준비된 것이다. 덕분에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예약 시간에 맞춰 돌아간 애플 스토어 앞은 약 이십여 명의 적은 사람들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개장 시간인 8시가 지나고 몇 분을 기다린 뒤 바로 스토어 안으로 들어가 구매를 진행했다.

새로운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할부 제도, 덩달아 짧아진 업그레이드 주기

↑애플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소개 화면(이미지 출처 | 애플 웹사이트)

애플은 아이폰 6s와 6s 플러스의 구매 방법과 시기를 바꿨다. 아이폰 6S와 함께 발표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테크G에서 좀더 자세히 다룬 적이 있다. 이는 기기값을 한꺼번에 낼 필요 없이 매달 일정 금액을 이자 없이 24개월 동안 내면 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사용자의 부주의로 고장 난 아이폰을 상대적으로 싼 금액에 수리할 수 있는 애플 케어+가 포함되었고 매년 새 아이폰이 출시하면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 이는 2년마다 아이폰을 바꾸는 필자에게 무척 매력적인 구매 제도인데, 무엇보다 비싼 기기값을 한꺼번에 낼 필요가 없고 무이자 할부다. 여기에 원하면 기기를 매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으니 기존에 사용하던 물건을 팔고 다시 사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생략할 수 있는 아주 완벽한 수단이다. 

그러나 이 매력적인 구매 제도를 그리 간단히 선택할 수는 없다. 반드시 미국에 거주하는 시민이어야 하고, 소셜 시큐리티 넘버(한국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가 있어야 하는 데다 신용도도 높아야만 이 할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내 신용도를 따로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좀더 싼 제품으로 다시 예약할 생각으로 구매를 진행했다. 무엇보다 필자가 예약한 아이폰은 플러스 모델에 128GB라 기기값만 949달러나 하는 비싼 녀석이었다. 한꺼번에 내기엔 심하게 부담스럽지만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된다면 한달에 약 45달러만 내면 되니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손에 쥔 아이폰 6s 플러스 패키지

애플 스토어 안에 들어간 후 구매를 도와줄 직원을 만나 예약을 확인했다. 그 후 다른 직원이 예약한 아이폰 6S 플러스 128GB 골드를 가지고 나왔다. 그 후 가장 중요한 구매 절차가 이어졌는데 흥미로웠던 점은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아이폰을 구매하려면 무조건 스토어 안에서 개통을 진행해야 한다. 기기값을 한 번에 내면 나중에 개통할 수 있지만 이 할부 제도는 선택권이 없다. 다만 개통 후엔 언제든지 해지하고 다른 통신사로 바로 개통할 수 있다고 직원이 알려줬다. 내 개인정보를 넣어보니 다행히 할부 제도를 이용할 수 있었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런데 처음 45달러만 내는 줄 알았더니 135달러가 결제됐다. 이유를 물어보니 이는 세 달치 할부 금액으로 구매자의 신용카드 한도를 확인하는 절차라고 한다. 결제 과정이 끝나면 두 달치 금액은 다시 돌려주므로 결국 이번 달부터 매달 45달러를 내고 아이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폰 6s 플러스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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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하기 전 기존에 아이폰 6을 사용하고 있던 필자에게 1년 만에 새 아이폰을 구매할 기회가 생긴 만큼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큰 스마트폰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어서 플러스를 먼저 선택했다. 그 후 색상을 정해야 했는데 스페이스 그레이는 이미 아이폰6으로 오랫동안 봐왔고 실버는 지루하게 느껴졌다. 결국 골드와 로즈 골드 중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부담감에 “남자는 핑크”라는 명언을 따르지 못하고 골드를 선택했다. 16GB 용량은 일단 당연히 제외. 64GB 또는 128GB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어차피 할부로 구매할 예정이었으니 가장 비싼 128GB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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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열고 만져본 아이폰 6S 플러스는 내가 옳은 선택을 했나 고민하게 만들었다. 지난 해의 아이폰 6보다 6s와 6s 플러스 모두 조금씩 무게가 늘어났는데 아이폰 6에서 6s 플러스로 옮기니 크기와 무게가 적응되질 않았다. 애플 스토어에서 기본 백업을 복원하려고 했지만 많은 사람이 몰려 진척 없는 복원을 포기하고 집에서 다시 세팅을 마무리했다.

맨 먼저 눈에 띈 변화는 지문 인식을 이용해 잠금 해제해주는 바로 터치 아이디. 반응이 무척 빨라졌다. 예전엔 홈 버튼을 누르고 약 1초 정도 기다려야 언락이 됐었는데 아이폰 6S 플러스의 터치 아이디는 그냥 손가락 냄새만 맡아도 작동한다. 빨라진 반응 속도 때문에 오히려 잠금 화면의 알림을 보지 못하고 지나가 아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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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역시 3D 터치. 아이폰 6S/플러스의 액정은 터치 압력에 따라 다양한 제스쳐나 버튼을 선택할 수 있다. 예로 들면 왼쪽 가장자리에서 오른쪽으로 밀면 ‘뒤로’ 제스쳐가 적용되는데 여기에 조금의 힘을 주면 멀티태스킹 화면이 바로 나와 다른 앱으로 이동할 수 있다. 홈 버튼을 두 번 누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또한 글을 읽다가 원하는 부분만 복사하고 싶을 때 키보드에 살짝 힘을 주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커서를 움직일 수 있다. 여기에 조금 더 힘을 줘서 손가락을 움직이면 원하는 영역을 선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홈 화면이나 앱 안에서도 압력에 따라 다양한 단축키가 제공되는 데 익숙해지면 예전 아이폰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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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첫 날을 함께 보낸 아이폰 6S 플러스에 앤티크 화이트 실리콘 케이스를 씌워 놓았다. 그동안 잠깐씩 대화면 스마트폰을 사용한 적은 있었지만 메인 기기로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렘과 걱정이 공존하고 있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지 않는가. 조금만 기다리면 4.7인치 아이폰 화면이 작게 느껴질 것 같다. 그와 함께 오랫동안 유지해온 2년 교체 주기도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벗어날 수 있게 되어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이 벌써 궁금해진다.

글/ 테크G Henry Kim henry@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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