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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치고유자와에서 만난 400년 온천

에치고유자와를 비롯한 니가타현은 일본 3대 온천 지역이다. 이 지역을 방문한다면 온천 한군데 쯤은 가주는 게 예의다. 나에바스키장을 방문할 요량이었니 숙소는 나에바프린스호텔로 잡았다. 이곳에는 웬만한 건 다 있다. 물론 대욕장이나 노천까지 온천도 있지만(가격은 500엔) 숙소에서 한 20∼30분 가량 걸어가면 괜찮은 온천도 있다. 직접 걸어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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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호텔에서 온천까지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나에바프린스호텔 안에 있는 로비에서 미리 정보를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 안내 데스크에 가면 안내원이 일단 호텔 안에 있는 온천부터 권하는데(이런 건 어디나 똑같다) 그냥 다른 데 가겠다고 물어보거나 구체적인 온천을 말하면 안내를 해준다.

이렇게 찾은 곳이 나에바프린스호텔에서 20∼30분 거리에 위치한 혼진(本陣)이다. 이 온천은 제법 오래된 곳이다. 1610년에 문을 열었다고 하니 도쿠가와 막부, 그러니까 에도 시대다. 400년이 넘는 나름 전통 있는 온천이자 료칸이다. 사실 이곳 정보를 미리 알고 방문한 건 아니었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지금이 18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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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스토리는 이렇다. 에도 시대에 있던 산킨고다이 중 나가타 영주가 묵었던 곳이란다. 산킨고다이라는 건 일본 드라마 같은 걸 보면 자주 나오지만 지방에서 혹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해서 영주 가족을 에도에 볼모로 잡아두는 제도를 말한다. 주기적으로 영주가 이곳을 방문했다는 얘기다. 이런 스토리를 모르고 방문했던 터라 혼진에 들어가서 앞쪽에 사무라이 갑옷이나 예전 물건이 왜 있었는지는 나중에나 알게 되긴 했다. 나중에 보니 이건 자료실로 영주가 쓰던 술잔이나 벼루, 사무라이 갑옷이나 기모노 같은 게 전시되어 있는 것이라고 한다.

혼진에는 객실이 30여 개 가량 있다고 한다. 욕탕도 상당히 넓다. 사실 무식이 죄라고 돈을 내고 욕탕에 들어가려고 보니 맨앞에 있는 방이 있길래 들어갔다. “어라. 뭐가 이렇게 탕이 좁아.” 가족탕 같은 노천이 하나 있어서 조금 실망하면서 일행 셋이 모여서 몸을 녹였다. 어쨌든 노천에 몸을 녹이는 공간으로 부족할 정도는 아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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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참 지나서 대욕탕이 끝쪽에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혼진을 방문하게 된 건 소개서에 나와있던 널찍한 노천탕 사진 때문이었다. 이미 온천욕이 끝나가는 상황이었지만 다시 옷 입고 대욕탕으로 향해 ‘2차 온천’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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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치고유자와에 있는 온천은 약알칼리 식염천이다. 여러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데 이런 걸 떠나서 겨울에 이곳을 방문하면 주로 스키를 타게 되니 사실 온천은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데 가장 큰 특효약이 아닐까 싶다. 혼진에서 굳이 식사 같은 걸 할 필요는 없겠지만 나에바스키장을 찾는다면 가볼만한 온천장이 아닐까 싶다(맨 아래 사진은 자판기 우유. 일본에서 온천을 즐기고 난 뒤에는 자판기에 있는 우유가 필수 코스다).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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