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나에바, 설국에서의 스키

에치고유자와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겨울 스포츠, 그 중에서도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에치고유자와가 스키를 즐기기 좋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와 달리 분설, 그러니까 습기가 적고 보송보송한 느낌을 주는 파우더 스노우라는 점이다. 국내 스키장에서 눈을 만져보면 습설이다. 아무래도 물기가 많아 추워지면 얼게 된다. 하지만 에치고유자와에 내리는 눈에는 습기가 적어서 빠져도 부드러운 느낌을 받게 된다.

OLYMPUS DIGITAL CAMERA OLYMPUS DIGITAL CAMERA OLYMPUS DIGITAL CAMERA

목적지로 향한 곳은 나에바 스키장이다. 숙소는 이곳 스키장 바로 앞에 위치한 나에바프린스호텔로 잡았다. 이곳은 에치고유자와 역에서 버스를 타고 50분 가량 걸리는 거리에 있다. 일반 버스를 타면 인당 670엔을 내야 한다. 물론 호텔에서 오는 무료 셔틀버스도 있지만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방문할 당시 기준으로는 역에서 호텔로 가는 셔틀버스는 매일 9회(09:15, 10:00, 11:00, 12:40, 13:40, 15:40, 17:50, 19:50, 21:40)다. 성수기에는 여기에 2회(08:30, 14:50)가 추가된다. 반대로 호텔에서 역으로 오는 셔틀버스는 11시부터 18시까지 8회(13:00, 18:00 2회는 성수기에만) 운행된다.

나에바프린스호텔은 규모가 상당하다. 길게 늘어선 건물은 6호관까지 있다. 이곳은 객실 수만 해도 1,224개에 달한다. 호텔 안에 있는 레스토랑 수도 17개라고 한다. 지하에 가보면 초보자를 위한 스키센터나 각종 장비 렌탈, 스키장비나 짐을 넣어둘 수 있는 코인 락커가 가득하다. 또 스키에 지친 몸을 곧바로 쉬게 할 수 있는 온천도 2곳 있다. 대욕장과 노천 둘다 있는데 아쉽게도 이번 방문에선 실제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Tokyo-nigata_2014_12_107 Tokyo-nigata_2014_12_108 Tokyo-nigata_2014_12_109

부러웠던 건 아이들을 위한 스키 교육 시설이다. 지하에 가보면 아이들이 스키의 기본기를 익힐 수 있는 센터가 있다. 체계적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해줄 수 있는 공간까지 갖추고 있는 것. 그 밖에도 곳곳에 (자판기 왕국 아니랄까봐) 각종 자판기와 편의점,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다.

나에바프린스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문앞에 바로 나에바스키장이 있다는 것이다. 접근성이 좋은 것. 이곳은 해발 1,789m에 달하는 다케노코산을 중심으로 슬로프가 27개나 있고 올라갈 수 있는 리프트 수만 18개나 된다고 한다. 초보자가 가보긴 쉽지 않지만(실제로 일행 중 스키 프로급만 혼자 갔지만) 드래곤돌라도 이곳 명물이다. 이 곤돌라는 드래곤이라는 말 붙여도 창피하지는 않겠다. 길이만 해도 5.5km에 달한다. 실제로 이곳에 다녀온 일행 말을 들으니 가는 길에 산에 호수에 안 건너는 게 없단다. 드래곤돌라는 세계에서 가장 근 곤돌라이기도 하다.

OLYMPUS DIGITAL CAMERA

앞서 설명했듯 스키 관련 장비는 모두 빌릴 수 있다. 호텔 투숙객에게는 리프트(따로 구입하면 1일권 기준 5,000엔) 이용권을 준다. 스키 장비 렌탈은 스키 세트만 따지면 5,000엔부터 옵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물론 장갑은 따로 빌려주는 게 아니니 따로 구입하거나 갖고 와야 한다.

OLYMPUS DIGITAL CAMERA OLYMPUS DIGITAL CAMERA OLYMPUS DIGITAL CAMERA

스키를 테마로 방문했으니 스키를 타보긴 해야겠는데 40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스키를 탈 줄은 몰랐다. 어쨌든 초보 티 나게 헬멧도 쓰고 초보 코스로 올라서 몇 번 타보니 제법 익숙해지려고 한다. 만만하게 느껴졌던 이유 중 하나는 넘어져도 분설 덕에 포근한 느낌 덕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워낙 코스가 많다보니 ‘사람 반 눈 반’인 국내와는 달리 쾌적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앞서 설명한 드래곤돌라로 가려다 생겼다. 초보 코스 3번 정도를 타고 사진을 찍겠다는 생각에 드래곤돌라로 갈 때 거쳐야 하는 리프트를 탔다. 이곳까지 올라가면 다시 스키를 타고 드래곤돌라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초보는 좀 무리다. 문제는 그냥 내려오려고 해도 상급 코스가 눈앞에 있다. 계속 뒹굴면서 겨우겨우 내려오는 내내 세상에 있는 욕은 다 내뱉고 온 것 같다.

스키를 잘 타는 일행에게 나중에 들으니 드래곤돌라를 타고 반대편 쪽으로 가면 위치한 카구라나 타시로, 마츠마타 스키장 같은 곳에 가면 초보자나 프로 모두 훨씬 편안하게 탈 만한 코스가 많다고 한다. 이곳에는 이런 연결된 스키장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나에바 스키장 통합권을 구입하면 스키장 4곳을 한꺼번에 즐길 수도 있다. 편안하게 설국의 고장에서 즐기는 (게이샤 대신) 스키라. 멋진 곳이다.

 

글/ 트렁크로드 이석원 lswcap@trunkroad.co.kr

트렁크로드

Trunkroad. 간선도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간선도로는 도로망의 기본이다. 중요한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 트렁크로드는 여행을 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연결해준다.

Latest posts by 트렁크로드 (see all)


Comments are closed.

포스트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