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한국에서 처음 열린 GTC, 딥러닝의 현재를 이야기하다

↑GTC 코리아 2015의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마크해밀턴 엔비디아 부사장

↑GTC 코리아 2015의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마크해밀턴 엔비디아 부사장

올해로 7년 째를 맞이한 개발자 행사, 그래픽 기술 컨퍼런스(이하 GTC)는 해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개최해 왔다. 그런데 산호세의 발표를 중심으로 다른 지역에서 GTC를 진행할 때도 있다. 그래픽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할 지역이나 나라에서 그 지역 개발자를 모아 따로 행사를 치르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GTC를 개최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22일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GTC 코리아 2015마저 열리지 않았다면 아마 내년을 기다려야 했을 지도 모른다.

GTC 코리아 2015의 기조 연설은 지난 3월 산호세에서 소개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됐다. GTC 코리아 2015의 기조 연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세션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다름 아닌 딥러닝(Deep Learning). 마크 해밀턴 엔비디아 솔루션 아키텍츠 및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GTC가 그래픽 개발자를 위한 행사인 것과 아울러 딥러닝을 위한 행사라고 소개할 만큼 GPU가 오늘날 딥러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썼다.

↑딥러닝은 훈련과 추론 과정을 통해 사물의 모습을 이해하게 된다

마크 해밀턴 부사장은 컴퓨터가 사람의 사고 방식을 배우는 딥러닝은 30년 이상 오래된 알고리즘이나 분석할 자료가 없던 터라 발전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다만 10년 전 야후가 하둡을 공개한 뒤 상업 기업들의 빅데이터 클러스터가 늘어나면서 수많은 데이터가 모였고, 3년 전 토론토 대학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을 빅데이터와 연결하는 연구를 진행하며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때 트레이닝과 추론으로 나뉘는 딥러닝 과정에서 12억개의 이미지를 처리하기 위해 처음으로 GPU 가속을 이용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풀기 위해 필요한 엑사 플롭급 성능을 GPU를 통해 해결하면서 CPU로는 오래 걸리는 작업을 짧게 줄일 수 있던 것이다.

엔비디아는 딥러닝을 위한 프레임워크인 cuDNN을 지난 해 GTC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맨 처음 발표할 당시 가장 큰 GPU를 활용해 하루 2천만 개의 이미지를 처리했다. 지난 3월 타이탄X 상에서 처리 성능을 두 배 올린 cuDNN2를 공개했고, 2주 전에 내놓은 cuDNN3는 하루 6천 만개의 이미지를 처리한다. 엔비디아는 cuDNN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통계학자, 식물학자 등 다른 전문가가 손쉽게 다룰 수 있는 개발 도구 디지츠(Digits)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 놓았다.

↑자율 주행을 위해선 심화신경망이 요구되고 있다

↑자율 주행을 위해선 심화신경망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딥러닝 기술은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서 활용되는 게 아니라면서 마크 해밀턴 부사장은 다른 예를 든다. 우리나라 카이스트 출신이 만든 암세포 진단 시스템처럼 수많은 암환자의 이미지를 딥러닝으로 분석하고 추론하는 과정을 거쳐 더 정확하고 빠른 암세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데도 쓰이고 있다. 특히 암세포의 흔적을 찾기 어려운 유방암의 진단도 딥러닝을 통해 해결하는데 GPU가 큰 몫을 맡고 있다.

물론 딥러닝이 가장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 자율 주행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이미 엔비디아는 700만 대 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했고, 실리콘 밸리로 모여든 20여 곳의 자동차 회사와 협업하고 있다. 아직까지 딥러닝까지 본격적으로 활용하진 않은 채 기본적인 경고 기능만 담았지만, 자율 주행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구글의 자율 주행 자동차뿐만 아니라 아우디 870은 매일 2GB의 주행 데이터를 데이터 센터로 보내 신경망에서 재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 주행 자동차의 가장 큰 문제는 컴퓨터다. 아직까지 대형 컴퓨터를 싣고 다녀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한 엔비디아는 자율 주행 자동차에 맞게 손바닥 크기의 보드로 줄인 엔비디아 드라이브PX를 지난 GTC에서 선보인바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 로드맵

마크 해밀턴 부사장은 차세대 GPU인 파스칼에서 지금보다 4배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 같은 성능을 모두 쓰진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더 빠른 처리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리드 메모리라 부르는 메모리 기술을 2개의 국내 메모리 회사와 함께 개발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차차세대 아키텍처인 볼타는 슈퍼컴에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는 만큼 슈퍼컴 개발에 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미국 국가적 전략 이니셔티브에 부합하는 GPU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사실 GTC 코리아 2015의 흥미로운 기조 연설은 휴보와 관련된 것이었다. DARPA 로봇 챌린지에서 1등을 차지한 휴보의 시각화 소프트웨어를 담당한 권인소 교수가 휴보에 적용된 딥러닝과 그래픽 시각화에 대해 소개했다. 권 교수는 DARPA 로봇 챌린지의 과제에 적용한 사물을 미리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딥러닝을 통해 사물을 미리 학습 시키는 과정을 시도했다. 이를 테면 문고리 모양이나 밸브의 형태는 사전에 알 수 없었지만, 딥러닝 기술로 이들 사물을 먼저 학습 시킨 휴보는 어떤 물체라 해도 최소의 물체를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종전 논문의 시각화 기법을 실제로 적용해보니 3차원 시각화 정보로 만드는 데 오류가 있어 이를 바로 잡는 어려움도 토로했지만, 무엇보다 기술로 이뤄낸 성과를 보며 기술 독립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DARPA 로봇 팰린지의 과제는 공개됐지만, 세부 항목은 당일에 공개되는 상황이었다.

한편 GTC 코리아 2015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온 국내 파트너 업체들이 부스를 마련해 기술을 소개했고, 1천 명이 넘는 CUDA 개발자들은 오후까지 이어진 27개 세션에서 그래픽 기술 동향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낸 성과를 확인하고 서로가 가진 지식을 나누기도 했다. 다만 이 행사가 내년에도 우리나라에서 개최될지는 아직 모른다. 엔비디아 이용덕 지사장은 “지난 7년 동안 엔비디아와 협력사가 이뤄온 것을 최대한 풀어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GTC 코리아의 개최 의미를 전하면서도, “올해 처음 한국에서 개최된 이 행사가 매년 열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다음 행사 개최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글/ 테크G 최필식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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