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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C2015] 개방할 뿐 넘보지 않는 화웨이의 클라우드 전략

“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두에게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와이어드의 시니어 매버릭, 캐빈 켈리(Kevin Kelly)가 18일 상하이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화웨이 클라우드 콩그레스(Huawei Cloud Congress 2015, 이하 HCC2015)의 기조 연설에서 던진 이 말은 그닥 낯설 게 느껴지진 않는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로 수많은 IT 업체를 끌어 들였던 달콤한 유혹의 메시지로 오래 전부터 통했던 말이었니까. 하지만 그 유혹의 말은 이제 필연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늪이 되어 가고 있고 업계는 그 안에서의 생존 방법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부문 리다얀 대표가 산업 클라우드의 세가지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클라우드(CLOUD). ‘구름’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이 단어는 IT 업계의 용어로도 널리 쓰인지 오래다. 컴퓨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이를 처리할 시스템 자원을 모두 인터넷으로 옮겨 두고 장소와 장치에 상관 없이 쓸 수 있는 컴퓨팅 방법 중 하나였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단순히 자원의 소모를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클라우드 컴퓨팅은 다채로운 방법으로 모은 데이터 자원을 분석하고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아내며 가치있는 서비스를 위한 강력한 도구로 바뀐 덕분에 이를 기회로 만든 기업들을 탄생시켰지만, 그 기회는 여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지속적인 기회로 놓치지 않기 위해 화웨이가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은 5년 전부터다. 2011년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을 발표한 화웨이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인프라에 초점을 맞추고 1만 명 넘는 연구진을 투입해 이에 필요한 하드웨어 R&D와 솔루션, 그리고 파트너 협업의 결과물을 매년 내놨다.

↑클라우드 컴퓨팅 생태계를 위해 표준을 접목하고 개방성을 강화한 퓨전스피어 6.0

첫 클라우드 전략을 발표한 화웨이는 2012년에 꾸려진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인 오픈 스택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퓨전스피어(FusionSphere)라는 클라우드 OS를 다듬어왔다. 오픈 스택에 참여하면서 개방형 클라우드 컴퓨팅을 지향하는 클라우드 OS는 이미 지난 해에 내놨던 터라 HCC2015에서 공개한 퓨전스피어 6.0의 기술적인 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올해는 위기 상황에서 빠른 복구 능력과 더불어 개방형 생태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오픈 API와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 등을 내놨고, 빅데이터를 위한 퓨전인사이트(FusionInsight)와 오션스토리지DJ(OceanStorage DJ) 등도 새로 선보였다.

이 같은 제품들에 대해 화웨이는 시스템 자원을 빌려주는 공용 클라우드(Public Cloud)나, 독자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하는 사설 클라우드(Private Cloud), 아니면 필요에 따라 공용과 사설의 장점을 챙기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 등 어디에나 상관 없이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사설 클라우드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는 하지만 변함 없는 사실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구축과 운용 부분에 대한 것만 화웨이가 책임질 뿐 그 위에서 수행되는 서비스 플랫폼이나 빅데이터 분석, 보안 등 솔루션까지 손대려는 욕심까지는 아직 내지 않는다고 했다.

↑화웨이의 최대 관심사는 제품을 파는 것보다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선을 그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화웨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업그레이드한 신제품을 내놨다는 게 아니라서다. 이미 복잡한 환경으로 바뀌어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화웨이가 어떤 식으로 틈을 파고들지 설명하기 위해선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 올해 꺼내든 화웨이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의 핵심은 산업 표준에 기반한 ‘개방형 클라우드 생태계’. 한마디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모든 자원을 활용하는 데 있어 화웨이 제품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화웨이가 HCC2015에서 개방을 목청껏 높여서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의 상황도 무시하긴 어렵다. 이미 특정 장비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상황이 지난 만큼 자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고가용성은 필수였고, 벌써 시스템 사업자들도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화웨이도 이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 대신 개방으로 좀더 적극성을 더한 것이다. 화웨이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해 출시한 서버나 스토리지가 성격이 전혀 다른 종전의 운용 환경에 적용할 수 없거나 앞으로 구축할 환경을 배척하게 될 가능성을 차단함으로써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폭을 더 넓히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반드시 화웨이의 클라우드 장비를 모두 도입하지 않더라도 종전에 갖춰 놓은 환경까지 한꺼번에 쉽고 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퓨전스피어와 API, SDK 같은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생태계를 꾸려 나가기 위해 화웨이는 개방성을 무기로 앞세웠다.

그러나 이번 HCC2015에서 더 중요한 핵심은 단순히 개방형 솔루션을 공개하는 것에 끝나지 않고 개방형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데 있다. HCC2015에 화웨이 뿐만이 아니라 화웨이의 클라우드 솔루션을 도입한 T시스템즈 사례를 발표하고 마이크로소프트, SAP, 헥사곤, 텔레스, 차이나 텔레콤 등이 참석해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도 무관하지 않다. 화웨이의 클라우드 장비들을 각 사업의 목적에 맞게 도입하면서도 종전의 시스템과 결합해 운용하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내놓는 일을 하는 이들 파트너와 상생하는 것이 개방형 클라우드 생태계를 내세운 화웨이의 전략인 것이다.

“현 시점에서 누가 클라우드 컴퓨팅과 이 생태계를 이끌 고 있다고 말하는 건 매우 어렵다”는 화웨이의 윌리엄 쉬 마케팅 대표의 이말은 클라우드 생태계의 현재 상황을 짚어주는 한마디다. 시장에 따라서, 또는 목적에 따라 모두가 폭넓게 접근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장비나 솔루션, 서비스를 누가 주도하고 있다고 쉽게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금이 바로 화웨이에게 기회다. 어느 한 회사만 두드러진 그런 곳이 없는 클라우드 컴퓨팅 생태계에서 자기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고 화웨이는 HCC2015에서 그 생태계의 또 다른 가지를 뻗기 시작했다.

글/ 테크G 최필식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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