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 구석의 이야기

좁은 길 최강자, 스마트 포투

스마트 포투는 참 작다. 그래서 좁은 골목길도 잘 다닌다. 스마트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현장에 특별한 드라이브 코스를 만들어 전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스마트의 장점을 알리기에 나섰다. 일반 차량은 다니기 불가능한 코스를 만들어 작은 차가 얼마나 좋으며, 운전이 얼마나 쉬운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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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 없다. 일단 해봐야 한다. 안내센터에서 인적 사항을 기록한 후, 차량이 있는 곳으로 가기만 하면 모든 준비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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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기다리며 코스를 공략하는 이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눈여겨봤다. ‘내게 실수란 없다’고 마음 속으로 외친 후 운전석에 앉았다. 막상 운전석에 앉아 코스를 바라보니 생각보다 더 좁게 느껴진다. 앞서 진행했던 이는 이 좁은 코스를 후진 없이 한 번에 클리어하던데…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모든 능력치를 뽑아 한 번에 부드럽고 빠르게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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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좁은 코스의 연속이라 운전대를 정위치에 놓고 주행하는 순간이 거의 없다. 쉬지 않고 운전대를 돌려야 하기에 속도가 조금이라도 빠르면 한 번에 코스를 돌아나갈 수 없다. 그렇다고 너무 천천히 가면 시간을 재는 이벤트로서의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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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 올라타자마자 동승석 진행 요원에게 전문가의 포스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시트 포지션, 사이드 미러 등을 조절하며 차 좀 타봤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걱정 마, 나 차좀 몰아본 사람이야’라고 사인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 안 그러면 불안한 눈빛과 함께 진행요원의 말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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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를 좌우로 열심히 돌리다 보니 90년대 한참 유행했던 ‘핸들봉’이 그리웠다. 그 마법의 핸들봉만 있으면 한 손으로 휙휙 쉽게 운전대를 돌릴 수 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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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너무 힘들다. 생각보다 더 좁은 코스다. 포투가 작은 건 알지만, 막상 운전대를 돌리다보면 과연 저 코스를 한 번에 돌아나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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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가 빠른 비트의 음악으로 바꾸고 볼륨을 높였다. 흥분되기 시작했다. 차라리 음악을 안 듣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비트에 맞춰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게 느껴진다. 음악 BPM에 몸을 싣는 순간, 나 운전 집중력은 흐트러질 게 분명하니까. 방해공작에 넘어가선 안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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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려운 코스가 눈앞에 있다. 제대로 라인을 타지 않으면 한 번에 코스를 돌아나갈 수 없다. 범퍼가 벽면에 닿지 않을까, 정말 이대로 통과가 될까? 오른쪽 기둥은 닿지 않는다는 확신이 섰으니 앞범퍼만 빠져나가면 깨끗하게 통과할 수 있다. 동승했던 진행요원도 꽤나 걱정이 됐나보다. 영어로 조근조근 말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다소 흥분된 말투로 ‘아베체데에’ 밖에 모르는 나에게 내이티브 독일어를 구사하고 있다. 분명 ‘조심해’, ‘가능하겠어?’ 뭐 이런 말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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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불상사는 없었다. 동승했던 아가씨가 ‘굿’이라고 하는 걸 보니 분명 무사히 끝났다는 뜻일게다. 다른 참여인원들이 한 번에 돌지 못할 때마다 갤러리들이 웃는 걸 봤기에 후진을 해야하는 상황은 자존심상 생각하기 조차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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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작다고 모든 차가 이렇게까지 잘 돌진 못한다. 다른 이들이 코스를 돌아 나가는 걸 유심히 관찰해보니 앞바퀴가 생각보다 많이 꺾인다. 포투는 후륜구동 방식에 엔진도 뒤에 있단 사실이 뒤늦게 떠올랐다. 좁은 코스를 잘 돌아 나갈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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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국내에서 포투를 시승할 땐 이렇게까지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일반적인 차량처럼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 적재적소란 사자성서가 있다. 알맞은 물건이 알맞은 장소에 있어야 하듯, 이런 차는 용도에 맞게 타야하는 게 옳다.

글/ GEARBAX.COM 최재형 brake@gearba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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