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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이 곧 홈씨어터… DTS 헤드폰:X가 삼성TV를 만나다

좀더 풍부한 소리를 듣고자 하는 이들이 꿈꾸는 홈씨어터의 로망은 고작 몇m 떨어진 위층과 아래층, 그리고 옆집과 있을지 모를 소음 분쟁이란 걱정 앞에 가로 막혀 있는 게 현실이다. 아무리 좋은 홈씨어터를 아파트에 놔둔들 소리 한번 제대로 들어보지 못하고 먼지만 쌓아 두는 이들에게 다른 대안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헤드폰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정신 나간 소리라 할 것이다. 그렇다. 그것은 정신 나간 소리가 맞다. 여러 개의 스피커를 두고 멀티 채널의 풍부한 소리를 내는 홈씨어터를 좌우 스테레오 출력만으로 100% 대체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소리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집을 그럴싸하게 꾸며주는 인테리어로 쓰는 홈씨어터 대신 어느 정도 그 효과를 경험하면서 빵빵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어느 쪽이 득인지를…

↑2015년형 삼성전자 TV에서 헤드폰 가상 서라운드를 켜면 DTS 헤드폰:X가 작동한다

이런 이유에 살짝 흔들리는 이들에게 DTS가 자신 있게 들이미는 게 다름아닌 DTS 헤드폰:X다. 스테레오 헤드폰으로 멀티채널 효과를 내는 음향 기술로 이미 TV와 모바일 장치 등에 상용화를 시작한 상태. 하지만 DTS 헤드폰:X가 어떤 제품에 들어가고 있는지, 어떤 효과를 내는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DTS가 15일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겸한 시연회를 열지 않았으면 그저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 정도로만 쭈욱 소개했을 지도 모른다.

일단 DTS의 헤드폰:X의 느낌이 어떤지 먼저 들어봤다. 기자 간담회에 준비된 시연용 헤드폰은 삼성 레벨 오버 이어. 2015년형 삼성TV와 블루투스로 연동해 놓은 상태였다.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는 헤드폰이 아니라 TV다. 헤드폰은 무엇이든 상관 없지만, 플레이어에 헤드폰:X 기술이 없으면 컨텐츠를 즐길 수 없다. 시연 영상도 마찬가지. 헤드폰:X에 맞춰 인코딩된 영상이면 더 확실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어도 헤드폰에서 멀티 채널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변환한다.

↑헤드폰:X를 끄면 평범한 좌우 소리만, 켜면 머리 둘레를 돌며 소리가 들린다

5채널(우퍼는 제외) 스피커의 위치에 따라 소리를 들려주는 짧은 동영상 클립을 DTS 헤드폰:X을 먼저 끈 상태에서 들었을 때 각 스피커 채널의 소리는 위치에 따라 세밀하게 분리되지 않고 좌우 그리고 가운데에서만 들린다. 헤드폰 기능을 켜면 스피커의 방향에 맞춰 소리를 왼쪽 위, 왼쪽 아래처럼 높낮이를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다. 머리의 앞뒤보다 머리 전체를 둘러싸는 소리가 들린다.

헤드폰:X에 인코딩 되지 않는 로보캅 영화 클립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로보캅과 경비 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이 기능을 끄면 좌우와 가운데에서 단조롭게 총소리와 로봇이 움직이는 소리만 들리는 반면, 설정을 켜면 온 공간의 빈틈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소리가 꽉 찬다. 헤드폰:X로 인코딩된 전용 동영상이 아닌데도 이 장면에서 빠져 나갈 수 없도록 시청자를 잡아 가두는 효과를 낸다.

↑헤드폰:X는 여러 분야의 소리를 아주 손쉽게 서라운드로 들을 수 있다

이처럼 전용 컨텐츠 없이 플레이어만 있어도 가볍게 서라운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헤드폰:X는 아직 많은 장치에 들어간 상황은 아니다. TV 부문에서는 2015년에 출시했거나 출시할 삼성 TV에 적용됐고, ZTE와 화웨이, 에이수스 등 중화권 모바일 업체에서 도입하기 시작한 정도다. 아직은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닌 셈. DTS 헤드폰:X도 라이센스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다보니 해당 기술의 도입을 위해 협의해야 할 분야가 넓다. 단순히 가전이나 오디오 뿐만 아니라 모바일, 자동차까지 확대하는 상황이다. 하지마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을 더 쉽게 쓸 수 있는 제품이 언제 한국 시장에 나오느냐다. 지금은 2015년형 삼성전자 TV 뿐이다. 스마트폰, 태블릿은 지금 협의하는 곳이 있다고 DTS 측은 말하지만, 그 시기는 지금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발표할 때가 되면 이런 행사를 또 하지 않을까?

글/ 테크G 최필식 chitsol@tech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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